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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이해욱이 대림I&S 주인된 뻔하디 뻔한 이유

  • 2019.01.29(화) 17:36

[대림 ‘No Tax’ 대물림 풀스토리]
액면가에도 못미치는 값에 절대주주로 등장
‘계열빨’ 폭풍성장…배당수익만 투자금의 3배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재계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여론으로부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아냥을 들은 지는 오래됐다. 보안과 효율적 전산 관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항변하지만 이젠 믿는 사람도 별로 없다. 총수 일가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뭇매를 자초했다.

실제로 차고 넘치는 내부 일감을 기반 삼아 손쉽게 재산을 불리고 후계 승계 도구로 써왔던 오너 일가는 쌔고 쌨다. 대림의 옛 계열사 대림아이앤에스(I&S)가 빠지면 섭섭하다.

대림I&S는 1976년 9월 대림산업 내에 만들어진 정보사업부가 모체다. 1995년 4월 ‘대림정보통신’으로 떨어져 나왔고, 2002년 3월에는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초기 자본금은 50억원으로 당시만 해도 대림 소속 계열사로 있던 대림흥산(1999년 10월 삼호에 흡수합병·50%·50만주),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49.86%·49만8600주)이 양대주주로 있었다.

출발은 그다지 경쾌하지 못했다. 1999년 매출 486억원에 순손실 12억3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순익적자로 인해 1999년 말 15억8000만원가량의 결손금이 있을 정도였다.

반전이다!

이런 와중, 1999년 말과 2000년에 걸쳐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 1999년 10월 서울증권은 대림I&S 소유지분 49.86%를 전량 매각했다. 이 중 47.28%(47만2810주)를 인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가 이해욱(51) 대림 회장이다.

이 회장이 들인 자금은 14억2000만원으로 주당인수가는 액면가(5000원)의 60%인 3000원에 불과했다. 이 회장이 개인 해상물류업체 대림H&L을 설립(2011년 3월)하기 1년반 전으로, 대림산업 구조조정실 부장으로 있던 31살 때다.

(이준용(81) 명예회장이 장남인 이해욱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대림I&S·대림H&L·대림코퍼레이션을 ‘삼각편대’로 후계승계 작업을 벌이기 시작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5월에는 대림I&S가 삼호 소유의 50%까지 사들여 태워버렸다. 매입금액은 22억6000만원으로 주당취득가 역시 액면에 못미친 주당 4513원이었다. 이러자 이 회장의 지분은 94.56%(47만2810주)로 수직상승했고, 대림I&S는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로 탈바꿈 했다.

(당시 이 회장 외의 주주로는 둘째동생 이해창(48) 현 대림 소속 계열 켐택 대표이사가 있었지만 지분이라고 해봐야 3.77%가 전부였고, 나머지 1.67%가 기타주주 몫이었다.)

이 회장을 절대주주로 맞이해 오너 회사로 변신한 대림I&S는 공교롭게도 이듬해인  2000년부터 180도 다른 회사가 됐다. 매출은 2000년 1050억원으로 1999년의 2배 넘게 성장했다. 순익은 46억6000만원 흑자로 급반전했다. 결손금을 전액 해소하고도 남아 이익잉여금은 30억8000만원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여기에 2002년 5월 관계사 ‘아이씨티로(icitiro)’를 흡수합병하자 대림I&S는 더욱 거침이 없었다. 아이씨티로는 주로 대림산업이 건설하는 아파트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담당하던 곳이다.

주로 계열사들의 시스템통합(SI) 및 관리(SM), 네트웍통합(NI), IT컨설팅 등을 담당해왔던 대림I&S로서는 SI와 디지털통합(DI) 양대 사업부문을 갖췄다. 건설과 석유화학을 양대 주력사업으로 한 대림의 핵심 계열사 대림산업을 비롯해 계열사들의 IT수요를 기반으로 폭풍성장할 수 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가졌다는 의미다.

대림I&S는 매출(별도기준)이 2005년 1000억원, 2009년 2000억원을 웃돌며 2014년에는 2670억원을 찍었다. 영업이익 또한 2006년 100억원, 2009년 200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2012년 278억원으로까지 치솟기도 했다.

‘계열빨’

어마무시했다. 대림I&S는 2006년 이후 1000억원 이상의 계열물량을 확보하고 60% 이상의 계열비중을 유지하며 내부거래 기반의 성장을 지속했다. 2012년에는 계열매출 2600억원으로 전체 매출(2896억원)의 89.73%에 달했다.

특히 핵심 계열사 대림산업의 후광은 눈부셨다. 건설관련 전산용역 및 IT 인프라 구축 서비스 통신공사, 시스템관리(SM), 건물위탁관리 등을 대림I&S에 맡기며 아낌없이 지원했다.

매출 2670억원에 영업이익 209억원을 올린 2014년,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는 총 10개사와의 65.06%(1740억원)다. 이 중 대림산업은 대림I&S 전체 매출이 절반이 넘는 53.41%(1420억원)에 달했다.

이렇다보니 이 회장에게 대림의 주력사 대림산업은 개인 소유회사의 주식가치를 손쉽게 불려주는 확실한 ‘부적’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돈 벌기 참 쉽쥬!’라는 말 내뱉을 법 하다.

맞물려 이 회장은 대림I&S 보유주식을 늘리는 데 부쩍 공을 들였다. 대림I&S의 아이씨티로 합병도 이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당시 아이씨티로는 대림산업이 최대주주(24.0%)로 있기는 했지만 이 회장 또한 단일 2대주주로서 20.0%의 적잖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한 수 위!

이 회장이 계열사들을 뒷배 삼아 꿋꿋하게 개인회사를 키워낸 과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시 합병은 초기 지분인수 및 주식소각으로 47만2810주(지분 94.56%)를 소유했던 이 회장이 2002년 12월 말 대림I&S 주식을 55만3890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 (합병신주 발행으로 지분율이 53.7%로 낮아지기는 했다.)

이어 2010년 7월 기타주주들의 지분 18.80%(19만374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인수에는 67억8000만원(주당 3만5000원)을 썼다. 게다가 3개월 뒤 대림I&S가 대림산업·고려개발·삼호 계열주주사 등이 소유한 지분 19.17%(19만7664주)를 유상소각(69억2000만원·주당 3만5000원)하자 이 회장의 지분은 89.69%(74만7637주)로 확대됐다.

대림I&S의 주주구성 또한 기존 대림산업을 비롯한 계열 주주사들이 싹 정리되면서 이 회장을 비롯해 대림I&S 자기주식 9.56%, 기타주주 0.75%로 재편, 대림I&S는 또다시 사실상 이 회장 1인 회사가 됐다. 이어 2015년 3월 대림I&S가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자 보유지분은 99.17%로 치솟았다.

현재 대림I&S의 존재는 없다. 2015년 7월 대림코퍼에 흡수합병됐다. 이 회장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래 16년만에 간판을 내리면서 대림I&S 이 회장에게 안겨준 선물은 풍성했다.

대림I&S는 결손금 해소 이듬해인 2001년부터 배당을 개시했다. 대림코퍼에 흡수합병되기 전까지 총 9차례, 한 해 많게는 250억원(2007년 주당 2만6280원) 등 총 443억원을 풀었다. 이 중 70%가 넘는 311억원이 이 회장 몫이다.

대림I&S, 이 회장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했다. 이 회장이 원래부터 대림산업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비록 조금이나마 대림산업 보통주 0.47%(16만3644주), 우선주 0.17%(6990주)를 가지고 있었다. 대림I&S는 2014년 7월 이를 전량 매입해 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145억원을 손에 쥐었다.

뿐만 아니다. 대림I&S가 대림코퍼에 흡수된 당시 대림I&S에 매겨진 몸값이 무려 주당 17만2263원. 반면 이 회장이 대림I&S 지분 99.17%를 보유하는 데 들인 자금이라고 해봐야 106억원이다. 대림I&S의 주식가치가 1290억원으로 12배 가량 불어난 셈이다. 합병으로 이 회장이 계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대림코퍼의 최대주주(52.26%·550만1679주)에 올라설 수 있었던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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