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펀드가 국민 재테크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원금보장과 함께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약속한 데다 3%의 높은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정부가 공언한대로 뉴딜펀드가 제대로 된 국민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비즈니스워치는 지난 5일 열린 K-뉴딜위원회 간담회에서 디지털뉴딜펀드 구상안을 발표한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만나 뉴딜펀드의 구체적인 구조와 함께 투자 전망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자산운용이 구상한 디지털뉴딜펀드는 데이터센터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와 디지털뉴딜펀드의 기반이 될 '5G망 통신3사 공동 네트워크 인프라펀드' 등 2가지다. 3%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했으며, 일정기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방식을 채택했다.
최 대표는 뉴딜펀드는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며, 구체적인 상품 구조를 짜지 않은 만큼 목표 수익률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실제 펀드가 나오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세제 혜택도 파격적이어서 국민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갖췄다고 평가했다. ▶ 원금보장+최소 3% 수익…뉴딜펀드 넌 누구냐(http://news.bizwatch.co.kr/article/market/2020/08/11/0006)
- 뉴딜펀드의 구체적인 운용 방식은
▲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로 설립해 상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BDC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엑시트를 돕는 제도다. 미국에선 주식을 모아 만들기도 하고, 대출자산을 모아 만들기도 한다. 대출자산의 경우 상장 방안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 펀드를 상장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 투자 대상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이다. 보통 20년을 얘기한다. 그 기간 중 현금화가 안되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BDC나 다양한 방법으로 대출자산을 상장시키는 방법을 쓴다. 상장지수펀드(ETF)와도 다르다. ETF는 그런 자산들을 모아 상장하는 만큼 성격이 다르다.
- 퇴직연금 연계방안도 발표했는데 적절한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나
▲ 적어도 명목임금 상승률만큼의 수익은 내줘야 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퇴직연금 DC(확정기여)형은 가입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고르고, DB(확정급여)형은 특정시점까지 기업이 운용을 맡는다. DB형의 경우 기업의 운용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데 뉴딜펀드를 활용하면 명목임금 상승률정도의 수익률은 맞춰줄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최저 수익률이 될 것이다.
-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데
▲ 퇴직연금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국민연금은 언젠간 고갈될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은 국민연금보다 더 많은 돈을 낸다. 퇴직연금 규모가 1000조원 가까이 되면 과연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연기금은 특정자산에 집중하지 않고 자산을 배분한다. 채권도 사고 해외주식에도 투자하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문제는 국내에선 원금보장에 최우선 가치를 둔다는 데 있다. 이런 문화는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은행에 예금을 맡기면 주로 부동산 대출로 나간다. 뉴딜펀드는 이런 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돌릴 수 있다. 그게 바로 투자고, 그게 바로 자본시장이다.
- 특수목적회사(SPC) 방식의 구상안을 발표했는데 어떤 구조인가
▲ 크게 두 가지로 보면 된다. 단일 프로젝트로 만들 수도 있고, 여러 SPC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이게 맥쿼리 인프라 방식이다. 하나의 펀드를 조성해 SPC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제2, 제3의 SPC를 만들어 투자 자산에 편입시키는 방식이다.
-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는 데이터센터 공사기간에도 배당을 받을 수 있나
▲ 기초자산이 되는 데이터센터의 공사기간이 2~3년정도 걸린다. 이 기간엔 펀드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출자금에 대한 이자를 주는 방식을 배당을 지급하려고 한다.
- 사업자 출자금으로 3%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의미인인가
▲ 3%의 목표 수익률은 현재 구상 단계일 뿐이다. 현 단계에선 아직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았는데 혼선을 드린 것 같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특정사업 분야에선 예상 임대수익 등 사업적 분석이 나와야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는데 현재는 초기 단계다.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은 좀 더 지켜봐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 만에 하나 3%가 아닌 2%의 목표 수익률을 제공하더라도 세제 혜택이 있어 모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는 폐쇄형으로 제시했는데 이유는
▲ 프로젝트의 경우 환금성 측면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가령 프로젝트 규모가 5000억원이라고 가정하고 그 중에 담보 대출이 70%라고 하면 약 3500억원 규모로 시장에서 단일로 거래될 수 있다. 인프라 가치가 조 단위로 커지면 거래량도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상품을 상장하더라도 활발한 거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이런 맹점들을 고려해 펀드 안에 다양한 구조를 짜볼 수 있다. 예컨대 만기가 10년짜리 상품이라면 5년은 2%, 3년은 1.5% 등의 형태로 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다.
- '5G 통신3사 공동 네트워크 인프라펀드'도 5G(세대)망 설치가 끝날 때까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인가
▲ 마찬가지다. 펀드가 조성된 후 건설에 들어가면 완료 시까지 사업자나 지자체가 출자한 자금으로 배당을 선지급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수익의 원천은 5G망 이용료다. 망 설치가 끝나면 통신3사가 사용료를 내야 한다.
- 실제 상품이 나오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 지금은 초입 단계에 있다. 그래서 투자 대상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자료를 만드는데는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해외 자료를 인용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담론을 던진 것 뿐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 '해외에 이런 구조가 있으니 우리도 국내에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던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구체적인 상품 구조가 확정되고 판매까지 이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뉴딜펀드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 재차 말하지만 이번 안은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사업성 분석이나 자원의 효율적 배분 등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된 상품이 안될 수도 있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국민들로부터 일정 부분을 조달하는 만큼 이상적인 방향을 찾아나가야 한다. 미래 ICT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국가적인 방향성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사업자는 물론 국민들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과감하게 재정 지원에 나설 수 있다.
*용어풀이
-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비상장기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금융회사.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일단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상장 기업 및 코넥스시장 상장 기업 등에 투자한다.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 또는 주문이 없더라도 사전에 결정한 모델 포트폴리오(MP)에 따라 금융사가 운용하는 제도.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금융 선진국에서는 이를 채택해 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어 효율성을 입증하고 있다. 다만 국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는 디폴트 옵션 조항이 빠져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은행, 증권 등 금융 기관이 건설이나 대형 사업과 같은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래에 발생할 현금 흐름을 담보로 필요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
-SPC(Special Purpose Company): 특수 목적 수행을 위해 일시적으로 설립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