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선을 돌파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과 구두 개입성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잡히지 않았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추가 관세 압박,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셀 코리아' 행진이 겹친 결과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3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516.4원) 대비 13.6원 오른 1530.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부터 1530.0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당국의 외환보유액 투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인 채 153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관련기사: 원-달러 환율 1536원까지 급등…한투 "상단 가늠 어려워"(6월4일)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겨 거래를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0일(1554.0원)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 3월31일(장중 고점 1536.9원) 이후 두 달여 만에 다시 1530원을 웃돌았다. 종가 기준으로는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재차 격화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됐다. 양국은 휴전 논의 속에서도 군사 행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이란 케슘섬 일대 공격에 맞서 이란이 미군 자산이 주둔한 쿠웨이트와 바레인 지역을 공습해 인명 및 시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폭탄' 우려가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차단 조치가 미흡한 국가를 대상으로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한국이 일본, 호주, 중국 등과 함께 대상국에 포함됐다. 다음 달 공청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인 이 조치는 역외시장에서 원화 가치를 급격히 끌어내리는 도화선이 됐다.
정부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하고 "환율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과도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했다.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9.5를 웃도는 등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워낙 견고해 당국 개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전방위적인 매도 폭탄에 국내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8.31포인트(1.91%) 하락한 8633.18을 기록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9038억원, 424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지선 구축에 나섰으나 지수 폭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 역시 기관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