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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CEO는 권불십년?

  • 2025.03.13(목) 07:30

장수 CEO들 교체 바람…"재도약 위한 체제정비"

주요 게임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공교롭게도 10년 전후로 교체되는 등 권불십년(權不十年)의 운명을 맞아 눈길을 끈다. 업계가 새로운 변화와 재도약을 위한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영식 대표 사임에 따른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권 대표의 사임과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 전환을 결정하면서다. 권 대표는 2014년 12월 넷마블 대표에 취임해 10년가량 회사를 이끌며 방준혁 의장의 오른팔로 불린 인물이다.

이번 리더십 변경에 대해 넷마블은 "'전략통'인 김병규 대표 체제로 바꿔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재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1974년생 김 대표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법무법인 서정, 삼성물산 법무팀을 거쳐 2015년 넷마블 법무담당으로 합류했다. 전략기획과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넷마블 사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 위기에 빠진 넷마블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얘기다.

법조인 출신이고 안정적 관리자형 CEO라는 점에서 네이버를 2009년부터 7년가량 안정적으로 이끈 김상헌 전 대표와도 비교된다. 김 대표 역시 판사 출신이자 LG그룹 법무팀을 거친 인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9년 네이버 대표 취임 당시 다음, 구글, 카카오 등 국내외 쟁쟁한 경쟁사뿐 아니라 정부 규제 등에 적절히 대응하며 네이버의 안정적 성장을 이끈 CEO로 평가된다. 일본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 네이버의 기업가치를 크게 높인 신성장동력도 발굴했고, 이해진-이준호 등 네이버 오너 레벨에서 벌어진 NHN 분할 이슈도 치렀다.

김 대표가 이끌 넷마블도 사정이 녹록치 않다. 2년이나 이어진 적자 터널을 극복하고 지난해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올해는 수많은 경쟁작을 이겨내고 성공 스토리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10년여 만에 물러나는 권영식 대표도 넷마블의 핵심사업 '게임'의 경쟁력 강화라는 중대한 임무를 맡는다. 신설된 경영전략위원회에 참여하면서다. 경영전략위는 게임사업 전략과 게임 개발사 간 시너지 제고를 위해 올해 초 신설한 조직이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법조인 출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바 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거쳤다. 이후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박 대표 역시 위기에 빠진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과 성장 전략 마련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았다. 실제 엔씨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1997년 설립 이후 줄곧 창업자 김택진 대표가 이끈 엔씨도 넷마블이나 네이버와 유사한 성격의 CEO를 앉혀 안정적 경영을 기반으로 체질 개선과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는 셈이다.

위메이드는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전문 경영인이 10년 만에 물러난 케이스다. 지난해 박관호 의장이 돌아오면서 2014년부터 CEO를 맡은 장현국 대표가 물러났다. 박 의장은 장 대표가 크게 벌여놓은 블록체인 사업을 재정비하고 게임 사업에 집중하는 등 선택과 집중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게임 업체 최초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한 넥슨은 위기 돌파보단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넥슨코리아를 6년간 회사를 이끈 이정헌 대표가 모회사인 넥슨재팬 대표로 영전하고, 넥슨코리아는 강대현, 김정욱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게임 사업의 드라이브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대내외 소통,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도 강하게 인식한 리더십 재편을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김정욱 공동 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넥슨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과 경영지원, 사회공헌 부문을 이끈 인물이다. 이와 함께 강대현 공동대표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의 대표작 개발을 맡은 인물이자 게임 운영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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