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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한파'…뜨겁던 송도 '오션뷰'아파트도 못 피했다

  • 2022.02.09(수) 06:20

송도럭스오션SK뷰 1순위 평균 경쟁률 4대 1
분양가 대부분 9억 미만 책정…수요 잠잠
서울 커트라인도 50점대, 대출·사전청약 등 영향

뜨겁던 인천 송도 청약시장도 확연하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최근 송도에서 '무순위 줍줍'이 발생하는가하면 1순위에서 미달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럭스오션SK뷰'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로 마감했다. 분양가 '9억원의 벽'을 허물었지만 수요를 이끌기엔 부족했다.

송도뿐 아니라 서울도 청약 열기가 식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급락하며 '만점 통장'은 자취를 감췄다. 청약 커트라인은 50점대로 낮아지며 작년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평균 청약 경쟁률 4대 1…인천 수요 '꽁꽁'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송도 럭스오션SK뷰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4.18대 1이다. 1114가구를 모집하는 데 4664명이 신청했다.

공급물량의 대부분인 '국민평형' 전용 84㎡에서 모두 한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대형 평수인 전용 137㎡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총 16개 타입 중 9개 타입에서 예비입주자를 확보하지 못했고, 8일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추첨제 물량이 발생하는 전용 88~97㎡에서 그나마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전용 88㎡ 기타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175대 1로 가장 치열했고, 전용 97㎡ 기타지역(125대 1)과 전용 96㎡ 기타지역(118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송도 분양시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중도금 대출 기준인 '분양가 9억원'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련기사: '대출이 갈랐나'…미계약 아랑곳 않는 송도 청약 열기(1월10일)

앞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송도자이 더 스타'는 청약 경쟁률이 13대 1에 그쳤다. 하지만 이어 분양에 나선 '더샵 송도아크베이'는 47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송도 부동산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 둘의 희비를 가른 건 분양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자이더스타 전용 84㎡ 대부분이 분양가 9억원을 넘겼지만, 더샵아크베이는 전용 98㎡까지도 분양가가 9억원 밑으로 형성됐다.

이 점을 고려한 듯 SK에코플랜트는 송도 럭스오션SK뷰의 분양가를 대부분 9억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전용 84㎡ 1002가구 중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한 가구는 214가구뿐이었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전용 84㎡ 기준 9억원에 육박하는 분양가는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과 더불어 최근 송도 지역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며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31일 기준 인천 집값은 0.04% 떨어졌다. 지난 2019년 8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하락했다. ▷관련기사: 길었던 집값 상승장 끝?…'1·2위' 인천·경기도 꺾였다(2월5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탓에 지역별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오를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청약에 도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도 럭스 오션 SK뷰(사진=SK에코플랜트)

서울 청약 커트라인 50점대… 전국 분양 '시들'

청약시장의 이같은 분위기는 인천 송도뿐만 아니다. 당첨만 되면 큰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로또청약' 혹은 '청약불패'의 서울에서조차 청약 열기는 시들하다. 세 자릿수 경쟁률은 두 자릿수로 대폭 낮아졌고, 청약 점수 커트라인도 10점가량 뚝 떨어졌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청약 당첨 가점은 최저 54점(전용 38㎡B)으로 집계됐다. 무주택 기간 14년 이상 15년 미만(30점), 청약 저축 가입 기간 14년 이상 15년 미만(16점)이고, 배우자(10점)만 있으면 당첨 사정권에 들었다.

'4인가족 청약통장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 작년 12월 분양한 '해링턴플레이스 안암'의 청약 가점 최저가점은 61점이다. 같은 해 9월 분양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역시 최저가점이 66점에 달했다.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는 만점(84점) 통장이 나왔다. 작년 서울 지역 평균 청약 커트라인은 62.6점이다.

올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수요자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집잇슈]아파트 청약 '선당후곰' 안돼요…미달·미계약 확산(1월20일)

정부는 올해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모든 대출에 대해 DSR이 연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여기에 계약금과 잔금 대출이 포함되면서 대출이 어려워졌다. 오는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으로 기준이 더 강화된다.

게다가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며 대출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작년 8월과 11월, 올해 1월(1%→1.25%)까지 6개월 새 금리를 3번 올렸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을 통해 아파트가 다수 공급되며 수요가 분산되는 점도 청약시장이 주춤하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2021년 공급실적 및 향후 공급전망'을 통해 올해 사전청약 7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46만 가구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계속되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수요자들이 여러모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특히 사전청약 등을 통한 저가 아파트 공급이 다수 예정됐기 때문에 청약 열기는 갈수록 시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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