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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부동산]청약제도, 이번에도 땜질처방만?

  • 2022.04.04(월) 06:30

윤석열, 추첨제 늘린 청약제 개선 공약
세대간 형평성 논란 끝? 미봉책 될수도 
156번째 제도 개선…"근본 손질 필요"

최근 들어 '청포족'(주택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다시 내 집 마련 꿈을 꾸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약 시장에서 어느 한 세대가 소외되지 않도록 가점·추첨제 비율을 손질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기대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청약 제도는 국토교통부가 시행 규칙만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주택 청약 제도가 반세기 동안 155차례나 손질될 정도로 지나치게 수정이 잦고 낡은 제도인 만큼 '전면 손질' 하지 않는 한 또다시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추첨·가점제 비율 손질…세대별 형평성 논란 끝?  

윤석열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중 '청약제도 개선'은 빠른 실현이 가능한 정책 중 하나로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동안 청약 시장에선 형평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관련기사:[45세 (주택)청약씨]가점에 울고 특공에 울고(2021년2월19일)

현행 민간 분양에선 당첨자 선정 방식이 가점제와 추첨제로 나뉘는데 2017년 8·2대책에 따라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전용면적 85㎡ 이하 면적은 100% 가점제로 청약 당첨자를 선정하고 있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32점(15년 이상) △부양가족 35점(6명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7점(15년 이상) 등 총 84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점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린 2030세대들은 청약 당첨이 '그림에 떡'이나 다름 없었다.

더군다나 현 정부 들어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시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신규 분양 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졌다.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청약' 단지의 경우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청약을 받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당첨만 되면 1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224가구 모집에 3만611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61.2대 1을 기록했다. 당첨 가점 커트라인은 주택형에 따라 69~78점에 달했다.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에서 모두 만점을 받고 본인을 제외한 부양가족이 2명 이상이어야 69점이다. 

그 결과 2030 당첨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공급 청약 신청자 및 당첨자 세대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대 신청자(2371명) 중 당첨자는 0명, 30대(1만4952명) 중에선 당첨자가 단 2명(59㎡A, 59㎡B) 뿐이었다. 

윤 당선인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택 면적별로 추첨제·가점제 비율을 손보기로 했다. 

우선 가점제 100%를 적용하고 있는 전용 85㎡ 주택에 다시 추첨제를 부활한다. 소형주택 기준을 신설해 전용 60㎡ 이하 주택은 가점제 40%, 추첨제 60%로 공급하기로 했다. 60~85㎡ 주택은 가점제 70%, 추첨제 30%로 공급한다. ▷관련기사: 소형평수 분양, 추첨제 신설…2030 '청포족' 돌아오나(3월15일)

1인 또는 신혼부부 등 2030 세대에게 적합한 주택규모에 추첨제를 부활해 내 집 마련 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주거 상향 이동과 자산축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85㎡ 초과 주택은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을 기존 50대 50에서 80대 20으로 조정한다. 중장년층의 '역차별' 문제를 감안한 조치다. 

그동안 2030세대가 가점제에 불만을 가졌다면 4050세대는 신혼부부나 청년들 위주로 물량을 배정하는 특별공급에서 소외감을 느꼈다. 현 정부가 생애최초 및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1인 가구도 생애최초 특공에 신청할 수 있게 하는 등 젊은층 위주로 제도를 만져왔기 때문이다. 

이밖에 윤 당선인은 군 제대 장병에게 청약가점 5점을 인센티브로 주는 내용 등도 공약에 담았다. 

156번째 제도개선, 이게 최선일까 

일각에선 이같은 개선안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당선인의 청약제도 청사진은 면적이 작은 주택의 추첨제를 높여 젊은 세대에게 기회를 더 주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연령이나 가구수와 관계없이 큰 평수를 선호하는 추세다. 

실제로 올 초 진행한 4차 공공분양 사전청약 결과 전용 59㎡ 단일 공급한 부천대장, 안산장상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은 모두 84㎡ 타입에서 최고 경쟁률이 나왔다. 고양창릉의 경우 전용 51㎡에선 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84㎡에선 청약 경쟁률이 무려 165.7대 1에 달하기도 했다. 

이미 누더기가 된 청약제도를 근본적으로 매만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공급량, 선분양제도 등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약제도의 기본법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지난 1978년 법 제정 이후 총 155차례에 걸쳐 일부 또는 전면 개정이 이뤄졌다. 경기 부양이 필요할 땐 청약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시장이 과열될 땐 청약문턱을 높이는 식으로 수정한 결과다.▷관련기사:[45세 (주택)청약씨]149번 바뀌며 너덜너덜…'아직 진행중'(2021년2월19일)

특히 현 정부에서만 무려 26번 개정됐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4회 △2018년 5회 △2019년 4회 △2020년 4회 △2021년 8회 △2022년 현재 1회로 1년에 약 5번꼴로 바뀌고 있다. 거듭된 개정으로 실수요자는 오히려 내집마련 준비에 혼란을 겪는 모습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한정된 공급량에 가점제·추첨제 비율만 달라지는 걸로 청약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것 같다"며 "현재 젊은층은 특공, 중장년층은 가점제가 유리하게 나뉘어 있는데 형평성을 따진다면 크게 민간과 공공으로 나누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고 조언했다.

이어 "민간주택은 과감하게 추첨제로 풀어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청약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주택은 사회적 약자나 저소득층 위주로 공급해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청약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려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크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부 손질하되 주택공급과 선분양제도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최근 SH공사에서 분양 원가 공개한 걸 보면 영업이익이 상당해 보이는데, 선분양 제도가 수요자들한테 큰 혜택이 맞는지 고민해보고 필요하다면 후분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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