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 오피스텔과 같은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올해부터 내년까지 공급한다. 특히 수도권 규제 지역에 집중 공급해 청년층의 주거 애로를 완화한다는 계산이다.
매입임대로 비아파트 공급 확대…"청년층 주거애로 해소"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주거 사다리의 중요한 한 축인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은 매입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매입임대주택은 공공이 도심 내 주택을 매입하거나 신축해 직접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시세와 비교해 30~80% 수준의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어 경쟁률이 상당하다. ▷관련기사:'저렴한 매입임대 나도 살아볼까'…1.7만가구 공급(3월26일)
전·월세 시장의 중요 공급원인 비아파트가 민간 시장 위축으로 공급이 감소하면서 단기간에 집중공급이 가능한 매입임대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장기 평균(2016~2025년) 대비 20~30% 수준에 그쳤다.
구 부총리는 "오피스텔과 같은 비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공급속도가 빨라, 1~2년 안에 가시적인 공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청년층의 주거 애로를 완화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규제지역 6.6만가구
국토교통부는 이에 따라 매입임대의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규제지역 중심 매입임대 확대 △사업자 자금조달 애로 해소 △사업자 설계부담 완화 등의 복합 처방을 내놨다.
특히 2년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면서, 서울·경기 규제지역에 6만6000가구(신축매입 약정체결·기축매입)를 집중 공급할 방침이다.
수도권 규제 지역은 서울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이다.
6만6000가구는 과거 2년간(2024~2025년) 같은 지역에 3만6000가구를 공급한 것과 비교해 약 2배 수준이다. 규제지역 신축매입은 지난 2년간 3만4000가구였는데, 앞으로 2년간은 2만가구가 늘어난 5만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6만6000가구 공급 이후에도 비아파트 시장이 정상화할 때까지 규제지역 매입임대주택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매입물량 확보를 위해 전체 동(棟) 단위가 아닌 '부분매입' 방식도 허용한다. 이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 사업장의 미분양 리스크 해소 및 자금을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규제지역 내 최소 매입 기준도 기존 서울 19가구·경기 50가구에서 10가구 이상으로 완화해 다양한 입지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기존주택 매입임대도 규제지역에 한해 건축연한 기준인 '10년 이하' 적용을 배제해 매입 대상과 물량을 확대한다.
사업자 지원해 '가속'
국토부는 사업자의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는 등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해 조기 공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우선 LH가 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상향한다. 잔여 토지비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보증지원을 강화해 사업자의 자금 부담을 토지비의 10% 수준까지 낮춘다.
착공 후에는 매입대금 지급방식을 기존 3단계(골조공사-준공-품질검사 후) 지급에서 공정률 3개월 단위에 따른 지급방식으로 바꾼다. 지원되는 자금은 신탁사 대리사무 등을 통해 관리 투명성을 강화하고, LH와 HUG는 신탁우선수익권 1순위을 확보해 사업 부실을 예방한다.
또 사업자의 설계시간 단축과 매입임대주택의 품질 평준화를 위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LH가 다양한 유형의 고품질 표준평면도 배포 및 사전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모듈러 시범사업 등 최신 공법 적용으로 공사기간 단축도 추진한다.
현재 공사비 연동형으로 약정한 물건에 대해서는 '선착공-후공사비 검증' 방식을 도입해 착공 시기를 조기화한다. 한편으로 토지확보 또는 인허가가 장기 지연 중인 물건은 약정해지 등 패널티 부과를 추진해 사업관리를 강화한다.
김영국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규제지역에 대해선 목표물량을 초과하더라도 매입을 확대 추진해 비아파트 시장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계획"이라며 "그러면서 공급의 모든 단계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지원방안을 지속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과 부정 사이
정부의 이번 공급계획에 대해선 긍정적 해석과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긍정적 측면은 수도권에 준신축 비아파트 공급이 확대되면 전세 매물 감소 속도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비아파트 공급속도는 아파트보다 빠른 편이라는 점에서, 정책이 성공한다면 단기적으로 일정 수준의 도심 전·월세 가격 안정 효과도 예상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전세사기 여파와 아파트 쏠림 현상으로 공급이 붕괴된 비아파트 시장에 양질의 신축 임대를 수도권 핵심지에 집중 공급한다는 것"이라며 "도심 인프라를 누리길 원하는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공급 주체들이 고사 직전에 몰렸던 원인은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수요 둔화와 부동산 PF 경색에 따른 자금줄 차단이었다"며 "정부는 이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 세 가지 핵심 우회로를 마련했고, 규제지역 집중 배치를 통해 실질적 수요에 대한 핀셋 처방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정책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공급 규모 자체가 시장 전체 가격을 움직일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임대차 가격 하락' 효과보다는 △월세화 속도 제고 △임대료 급등 억제 △비아파트 공급 절벽 방지에 가까운 성격이란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6만6000가구는 2년 누적 기준이므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3만가구 규모에 그친다. 수도권 임대차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전세가격 안정에 부족한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공급자 자생력 회복 여부가 관건이고, 공공 의존도가 심화될 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