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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쪼개기 공사'가 문제?…서소문고가 붕괴 쟁점은

  • 2026.05.27(수) 20:22

서울시 "최초 24시간 철거공사 요청"
철도기관 협의 후 '새벽 3시간 공사'
국토부 "안전 확보·운행 재개 총력"

"최초에는 24시간 작업을 통해 신속하게 철거하는 것을 철도기관 쪽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협의 결과 하루 3시간 작업시간 확보가 최대라는 답변을 받아서 그렇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 원인을 두고 '3시간 쪼개기 공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당초 24시간 연속 공정을 통한 철거를 요구했으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철도기관과 협의 끝에 새벽 시간대인 오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하루 3시간씩만 공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주장이다. ▷관련기사:철거 안전점검 중 무너진 서소문고가 '3명 사망'(5월26일)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현장./자료=서울시 제공

 "한번에" vs "쪼개서"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발생 경위·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사고가 발생한) 해당 구간 공사는 3월부터 시작됐다"며 "시행을 앞두고 (공사 진행) 관련 협의를 했을 때 당초 계획이 24시간에서 3시간으로 축소됐고 오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새벽 시간에만 작업할 수 있도록 시간이 주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30일 동안에도 작업할 수 있는 일자가 있다"며 "(30일 전체를) 다 하진 못하고 평균적으로 17~18일 정도만 작업이 가능한데 그에 맞춰 공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단 철도당국의 일방적 요청이 아닌 양 기관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서울시 측은 부연했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3월 해당 구간 공사를 앞두고 양 기관끼리 협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며 "철도공단에서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니고, 철도 안전이 중요하니까 같이 협의해서 시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철도공단 측이 '서울시가 먼저 야간 작업 계획을 냈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임 본부장은 "제가 보고 받은 바와는 다른 내용"이라며 "그 부분은 조사를 통해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서울시에서 먼저 야간 작업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고가 발생한 해당 구간은 고용노동부의 공사 중지 명령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잔여 교량 시설물 철거 및 철도 운행 재개를 위한 작업계획서를 이날 오전 제출하고 공사 재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철거 작업이 재개될 경우 약 40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서울시는 내다보고 있다. 콘크리트 잔해 추락을 방지하는 공중비계 철거에 6시간, 9번 슬래브(바닥판) 철거에 24시간, 전차선로 복구(10시간)와 8번 슬래브 철거(8시간)를 동시에 진행해 10시간 등이 걸린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임 본부장은 "지금은 철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에서 상부 슬래브 전체를 일시에 연속 공정으로 해체하는 것을 검토해 이에 따른 작업계획서를 노동부에 제출한 상태"라며 "전체 슬래브를 철거하고 관련 작업이 끝나는 게 최종적으로 40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문고가차도 붕괴사고 개요./자료=서울시 제공

이상징후에 '신속' 안전점검하려다…

서소문고가차도 철거공사는 지난해 4월 시작해 전날 기준 공정률 88.49%를 기록하고 있었다. 교각 총 18개 중 15개, 슬래브 총 19개 중 17개 철거가 완료된 상황이었다. 전날 사고는 마지막으로 남은 8·9번 슬래브 중 9번 슬래브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오전 2시30분께 거더(상판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구조물)가 29㎜가량 처진 게 발단이 됐다.

현장에선 공사를 중지하고 플레이트(강판)를 설치해 추가 처짐 방지 조치를 취했다. 이후 오전 7시30분께 현장 관계자가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유선으로 보고를 취했다. 10시50분께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등이 참여해 현장 점검을 진행했고, 오후 1시40분께 서울시 관계자와 안전진단 전문가, 외부 전문가 등 총 9명이 참석해 합동 안전진단을 벌이던 중 오후 2시33분께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사망했고 공사 담당 과장 및 담당 주무관,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거더와 슬래브 잔해로 인해 경의선 철도는 현재 단절된 상황이다.

서울시 측은 이상징후가 발생한 상황에서 붕괴 위험도 및 인근 교통 통제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신속하게 안전점검을 진행하던 중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임 본부장은 "현장 책임감리가 우선적으로 긴급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피력했고 필요성과 시급성 고려해 현장점검을 긴급하게 시행한 상황"이라며 "다만 거더 안전성에 대해서는 철거 설계 당시 크게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거더 자체가 무너지리라고는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자료=국토부 제공

국토부 "열차 운행 재개 최선"

국토교통부도 이날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현장 안전 확보와 열차 운행 재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브리핑에서 "국토부는 코레일, 철도공단,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함께 전차선 복구와 열차 운행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정된 열차 운행 계획을 신속히 안내하고 코레일을 통해 함께 예매 변경·환불 등에 대한 이용객 안내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체 열차는 평시 대비 약 81% 수준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 고속열차는 행신~서울·용산 구간 운행 중지 영향으로 일부 열차가 운휴 또는 시종착 조정된 상태다. 그러면서 평시 대비 약 66% 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열차는 일부 열차 시종착역을 서울·용산에서 수원 또는 대전 등으로 조정해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철도시설 복구는 현장 안전 확인, 구조물 안정성 점검, 전차선 복구 등 순서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단 고가차도 구조물 추가 붕괴 우려가 있는 만큼 현장 안전 확보를 전제로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김 국장은 "정상 운행 재개 시점은 현장 안전성과 철도시설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한 후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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