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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민감한 시기에…' 롯데알미늄의 실수

  • 2015.01.08(목) 18:14

▲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자회사 3곳에서 해임되면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이상기류가 엿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은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이상기류가 생긴 가운데 국내 계열사 중 한 곳인 롯데알미늄이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그룹회장'으로 표기한 뒤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롯데알미늄은 8일 "지난해 5월말 이후 제출한 분기·반기보고서에서 신 부회장의 담당업무를 '그룹회장'으로 표기한 것은 착오였다"며 정정신고했다. 롯데알미늄은 이날 신 부회장의 담당업무를 '자문'으로 고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원현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신동빈 회장은 임기만료와 함께 등기임원에서 빠졌다. 롯데알미늄 직원이 이를 사업보고서에 반영하려고 엑셀작업을 했는데, 셀삭제와 붙여넣기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직원은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거듭 사과드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너 일가의 인사를 좌우한(?) 이 직원 덕분에 신 부회장은 7개월간 본의 아니게 그룹회장 생활을 했다. 평소라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지만 최근 신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3개 자회사 임원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되면서 이날 정정공시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롯데알미늄은 일본의 L제2투자회사(2007년 롯데상사로부터 분할돼 설립된 회사)와 광윤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갖고 있는 곳으로, 호텔롯데에서 롯데쇼핑으로 이어지는 출자구조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신동주·신동빈 형제 중 이 회사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앞서 일본 롯데그룹은 지난 5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롯데홀딩스가 지난달 26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신 부회장을 롯데·롯데상사·롯데아이스 이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상사는 신 부회장이 지난 4년간 대표이사로 몸담은 곳이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1959년 설립해 줄곧 대표로 있다가 2011년 1월 장자인 신 부회장에게 대표 자리를 물려줬다. 신 부회장이 롯데상사 대표로 취임할 때만 해도 일본 롯데그룹은 그의 약력소개와 함께 "앞으로 새로운 체제에서 새로운 사업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으나 최근 보도자료에선 해임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창업자의 장남이자 핵심 자회사인 롯데상사 사장을 변경하는 인사인데도 롯데측이 이유를 밝히지 않아 다양한 억측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와는 교류가 없어 인사배경 등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한 임원은 "그 일을 알 수 있는 사람은 한국에서도 몇 안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해임은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단 문책성 인사로 보인다"며 "이번 일이 후계구도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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