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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주사 출범]①10월 닻 올린다

  • 2017.08.29(화) 15:00

롯데제과·쇼핑·칠성·푸드 '지주사 전환' 주총
주총 참석 주주 90% 이상 분할·합병안 찬성

 

이변은 없었다.

29일 열린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4개 계열사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80~90%가 롯데지주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안건에 찬성했다. 대부분의 주주가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구상한 롯데지주에 동의한 것이다. 롯데지주는 오는 10월 출범한다.

반면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제안한 '롯데지주에서 롯데쇼핑은 빼라'는 3사 합병 안건은 한자릿대 동의를 얻는데 그쳤다. 롯데지주가 출범하면 신동주 회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오전 10시 4개 계열사는 일제히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4개 계열사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회사의 투자회사를 합병하기 위한 안건을 올렸다. 앞선 지난 4월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만들겠다는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는 롯데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내 마지막 관문이었다.

롯데는 관문을 쉽게 넘었다. 이날 4개 계열사 주주총회에 주주의 60% 이상이 참석했고, 참석한 주주의 80~90%가 분할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룹 측은 "롯데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마지막 사내절차가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5월 4개 계열사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롯데쇼핑 가치를 과대평가하면서 나머지 회사 주주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소액주주들도 들고 일어섰다. 

롯데그룹은 정공법을 택했다. '롯데쇼핑을 제외하고 3사 합병하자'는 신동주 회장 측의 제안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올렸다. 시간이 걸리는 소송보다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주총회장에서 주주들의 심판을 받기로 한 것이다.

신동주 회장 측 법률대리인 조문현 변호사는 이날 롯데제과 주주총회에 참석해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2010년 이후 3조원의 손실을 냈다"며 "최근 사드 문제로 손실을 산정하기 어렵고, 중국 미분양 사업까지 포함하면 손실이 얼마가 되는지 모른다"고 주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6.6% 주주들만 신동주 측 손을 들어줬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롯데제과 주주총회는 오후 1시20분 넘어서야 끝났다. 주주들은 이번 분할합병에 대해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한 주주는 "얽히고설킨 롯데 지배구조를 이제는 단순화 시킬 때가 됐다"며 "다만 이번 지주사 전환의 수혜자는 대주주인데, 소액주주에게 어떤 선물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의장을 맡은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이사는 "이익의 30%를 배당하고, 주가 상승에 애쓰겠다"고 답했다.

롯데지주는 오는 10월 출범한다. 향후 롯데지주는 계열사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맡는다. 남은 과제는 주식 매수청구권이다. 매수청구 기간은 다음달 18일까지이며,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매수청구권 가액이 각각 5500억원, 4500억원, 2000억원 초과 시 합병 건은 부결된다. 업계에선 매수청구권 관문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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