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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진출 또 '태클'

  • 2019.02.01(금) 16:18

메디톡스-앨러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제소
대웅제약 “미국 진출 문제 없어…올봄 중 발매"
업계선 국내 기업 간 미국 진출 방해공작 '눈총'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출시에 또다시 태클을 걸고 나섰다. 오는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둔 나보타가 미국에서 판매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메디톡스와 미국 앨러간은 지난달 3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훔쳐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사진제공: 대웅제약)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등의 조치를 하는 기관이다. 국제무역위원회가 제소 내용을 검토, 조사하는 데에 약 1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공개토론 등을 통해 나보타 개발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서 명백히 밝히고, 한국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에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FDA 허가를 예상하고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해 펼치는 전형적인 시장진입 방어전략일 뿐"이라며 "FDA 허가는 물론 나보타의 미국 시장 사업화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일축했다.

대웅제약은 2일 FDA 허가가 최종 확정되면 올해 봄 즈음 발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부터 '나보타' 균주가 자사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출처 공개를 요구하는 등 여론몰이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경기도 용인의 한 마구간 토양에서 발견됐다고 반박했고 두 회사의 신경전은 3년이나 이어져 왔다.

지난해에는 메디톡스가 미국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적 판단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법정이 아니라며 각하 결정한 바 있다.

미국 법원의 결정에 따라 두 기업은 현재 국내에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최근 두 기업의 신경전이 잠잠했던 건 법원에서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해 비공개하고 더 이상의 여론몰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가 지속적으로 대웅제약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 방해 공작을 펼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앨러간이 독점하고 있는 미국 보톡스 시장에 대웅제약이 먼저 포문을 열어주면 휴온스, 휴젤 등 여러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수월해질 수 있다. 그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앨러간은 지난 2013년 9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이노톡스'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5년이 넘도록 임상시험 등 미국 출시에 거북이 행보를 보여왔다.

앨러간은 지난해 '나보타'가 미국 임상3상을 마치고 미국 허가가 임박하자 뒤늦게 '이노톡스'의 임상3상에 돌입했다. 앨러간의 시장 독점기간을 최대한 늘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도 앨러간과의 입장 관계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한국 기업들이 서로 물어뜯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 없다"며 "미국 시장에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출시되면 우리나라 경제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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