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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만들고 나는 팔고"…제약사 '맞손 효과' 쑥쑥

  • 2020.11.04(수) 13:51

제미글로‧케이캡 등 공동판매 통해 블록버스터 등극
제품력‧영업력 강점 활용…매출상승 등 시너지효과

국내 제약사들의 코프로모션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코프로모션은 국내 제약사들이 서로 손을 잡고 공동판매를 하는 방식이다. 의약품을 개발한 제약사들이 해당 분야에서 막강한 영업력을 갖춘 제약사들과 공동판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제약사들은 코프로모션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어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제미글로’와 ‘케이캡’이다. ‘제미글로’는 LG화학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2012년 국산신약 19호로 허가받았다. LG화학은 허가 당시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3년간 매출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LG화학은 사노피와 판권을 해지하고 지난 2016년 대웅제약과 손을 잡았다. 이후 매출이 급증하면서 제미글로 패밀리 3종을 합한 매출이 국내 신약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은 제미글로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까지 글로벌 제약사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국내 판매를 맡았었다. MSD는 대웅제약과 코프로모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종근당으로 갈아탔다. 대웅제약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LG화학과 손을 잡았다. 그동안 당뇨병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통해 쌓아온 영업 노하우와 경쟁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지난 2018년 에이치케이이노엔(전 씨제이헬스케어)가 개발한 국산 신약 30호다. 허가 직후 종근당과 국내 종합병원 및 병·의원 등 전 부문에서 국내 영업 및 마케팅을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그 결과 ‘케이캡’은 단숨에 매출 200억 원을 넘는 블록버스터로 등극했다. ‘케이캡’의 우수한 제품력과 그동안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통해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온 종근당의 합작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이와 함께 동아에스티는 에이치케이이노엔과 2018년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과 슈가메트 서방정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8년 종합병원과 의원 등에서 영업‧마케팅은 함께 유통은 CJ헬스케어가 전담하면서 매출이 65% 증가했다. 골관절염 치료제 ‘신바로’는 GC녹십자가 지난 2011년 개발한 천연물 의약품이다. 홀로서기를 해 오던 GC녹십자는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대원제약과 공동판매에 돌입, 약 10%의 매출이 늘었다.

동아에스티 역시 2011년 개발, 출시한 기능성소화불량증 치료제 ‘모리티톤’을 단독으로 판매해오다 지난해 1월부터 일동제약과 손을 잡았다. 모리티톤은 일동제약과 공동판매 이후 매출이 25% 증가했다. 

이밖에도 보령제약은 이번 3분기에 GC녹십자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라펙’의 분기 매출 실적을 2년 만에 230% 끌어올렸다. 뉴라펙은 지난 2015년 GC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이다. 양사는 지난 2018년 10월 뉴라펙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8년 2분기 뉴라펙의 매출실적은 약 10억원 규모였으나 2020년 2분기에는 약 33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녹십자의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개발된 뉴라펙의 우수한 임상적 가치와 보령제약의 항암 분야 영업‧마케팅 역량이 합쳐지면서다.

그동안 코프로모션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국내 제약사들이 판매를 맡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로컬 제약사들이 자국 내 영업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능력이 향상되면서 자체 개발 신약을 중심으로 국내사 간 코프로모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프로모션은 개발사 입장에서 해당 분야에 영업능력이 뛰어난 타 제약사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매출 상승으로 직결된다. 공동판매사 역시 장점이 많다. 판매 제품도 전체 매출에 포함되는 만큼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고 수수료도 받는다. 특히 해당 분야의 영업력을 지속적으로 확장, 유지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결국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마다 원내나 원외, 질환 분야별로 강세를 보이는 영역에 차이가 있다"라며 "코프로모션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잘 유지만 한다면 서로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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