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보면 어느 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땀 배출이 많은 만큼 다른 계절보다 수분과 비타민, 미네랄 등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파프리카는 비타민C와 식이섬유, 칼륨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채소입니다. 생김새는 똑같은데 색깔은 빨강, 주황, 노랑 등 알록달록합니다. 같은 듯 다른 색깔별 파프리카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피망과·파프리카는 '고추'
모양은 똑같은데 색깔별로 초록색은 피망, 빨강‧주황‧노랑 등은 파프리카로 알고 있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피망과 파프리카는 언어의 차이일 뿐 똑같이 한국어로 풀이하면 고추를 말합니다. '피망(piment)'은 프랑스어, '파프리카(paprika)'는 헝가리어입니다.
사실 피망과 파프리카는 매운맛이 나는 고추 품종들을 전반적으로 이르는 단어입니다. 유럽에는 파프리카와 비슷한 모양과 색감을 가졌지만 아주 매운 맛을 내는 품종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청양고추와 풋고추, 오이고추, 홍고추처럼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맛은 다 다른 것처럼 말이죠.
영어권 국가에서 고추는 '페퍼(pepper)', 우리가 지칭하는 파프리카는 '스위트페퍼(seewt pepper)' 혹은 '벨페퍼(bell pepper)'로 부릅니다. 색깔별로 초록색 파프리카는 'green bell pepper', 노란색 파프리카는 'yellow bell pepper', 주황색 파프리카는 'orange bell pepper', 빨간색 파프리카는 'red bell pepper' 등으로 불립니다.
이처럼 알록달록한 색깔은 타고 난 것이 아닙니다. 파프리카의 제철 시기는 7~10월인데요. 막 열매가 난 이후부터 익기 전까지는 초록색을 띄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피망이죠. 여기에서 조금 익으면 노란색, 완전히 익으면 주황색,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같은 채소과인 토마토도 열매 초기에는 초록색을 띄다가 익으면서 빨간색으로 바뀌죠. 바나나, 귤, 감 등 과일도 초록색에서 익을수록 노랑, 주황색을 띕니다.
색깔별 맛과 영양성분 다 다르다
색깔에 따라 맛도 다릅니다. 바나나와 감은 초록색일 때 떫은 맛, 귤은 신맛이 강합니다. 익으면서 노란색과 주황색을 띄면 단맛이 강하게 올라오죠. 공통점은 익기 전에는 단맛이 없다가 익으면서 단맛이 강해진다는 건데요.
파프리카도 초록색은 단맛이 없고 약간의 쓴맛이 납니다.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파프리카는 쓴맛이 나지 않고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하우스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빨‧주‧노‧초 파프리카를 사시사철 구입할 수 있습니다.
색깔에 따라 영양성분에도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농촌진흥원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공통적으로 체내에서 비타민A로 변환돼 항산화, 피부 건강 등에 도움을 주는 베타카로틴, 혈압 조절 등에 도움이 되는 칼륨, 비타민C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익기 전 초록색 파프리카는 비타민C가, 빨간색 파프리카는 베타카로틴과 엽산이 매우 풍부합니다. 노란색과 주황색 파프리카는 초록색과 빨간색 중간 수준의 영양성분이 고르게 들어있습니다.
이밖에도 초록색 파프리카에는 철분이 들어있어 빈혈이 있는 사람, 노란색 파프리카는 피라진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황색 파프리카는 비타민이 풍부해 미백, 멜라닌 색소 억제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아토피성 피부염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빨간색 파프리카에 들어있는 리코펜은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방지, 암 예방 등에 효과적입니다. 엽산이 풍부해 임산부에게도 좋습니다.
영양 섭취와 다이어트, 두 마리 토끼 잡는 파프리카
파프리카는 생것 그대로 먹거나 익혀 먹어도 맛과 영양성분을 모두 챙길 수 있습니다.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어 먹으면 아삭거리는 식감과 단맛을 느낄 수 있고 열에 약한 비타민C의 손실 없이 그대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반면 파프리카에 함유된 비타민A는 지용성으로, 기름에 볶으면 비타민 흡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열을 가해 조리할 경우 파프리카의 단맛이 더 강해져 맛도 좋습니다. 유명 셰프들이 한 방송에서 파프리카를 태울 정도로 익힌 후 까맣게 탄 부분을 씻어내는 조리법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익히면 식감이 쫄깃해진다고 합니다.
특히 파프리카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초록색 피망은 1개당 7kcal이고 파프리카는 노란색 11kcal, 주황색과 빨간색 13kcal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과거 개그우먼 김신영 씨가 식사 전 파프리카를 5개가량 섭취하는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도 했죠.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 파프리카로 영양과 다이어트 모두 잡아보면 어떨까요.
*이번 기사는 독자 김재한 님께서 문의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김재한 님께는 감사의 선물로 커피 키프티콘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 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