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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풀메'...오프라인 손님 몰리는 뷰티업계

  • 2022.06.01(수) 10:05

[르포]현대 판교점 가보니…현장 마케팅 '활발'
거리두기 완화 이후 색조 화장품 매출 급증
"경험 제공하는 공간 중요성 더욱 커질 것"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화장품업계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활발하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색조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화장품 업체들은 이 여세를 몰아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고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체험형 콘텐츠와 제품의 실제 사용 경험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가보니

지난달 19일 오후 현대백화점 판교점 2층에 있는 '리퀴드 퍼퓸바' 매장을 찾았다. 리퀴드 퍼퓸바는 프랑스 최고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로 꼽히는 '다비드 프로사드'와 공병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으로 창업한 프랑스 향수 편집숍이다. 프랑스 파리 봉마르셰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니치 향수(고가 프리미엄 향수) 편집숍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이 올 초부터 국내에서 단독으로 전개하고 있다. 5월 첫날 오픈한 판교점은 리퀴드 퍼퓸바의 국내 첫 매장이다.

리퀴드 퍼퓸바 판교점에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꽃과 풀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달콤한 꽃향기도 은은하게 퍼졌다. 안쪽에는 리퀴드 퍼퓸바의 향수 제품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잘 꾸며진 정원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니치 향수에 관심이 많은 기존 마니아층은 물론 처음 니치 향수를 접하는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매장은 제품을 구경하거나 직접 시향하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향수를 구매하진 않아도 공간을 체험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섬의 리퀴드 퍼퓸바 판교점 매장 모습. /사진=차지현 기자 chaji@

백화점 1층에서는 '더 라퓨즈'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지난 1월 론칭한 더 라퓨즈는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코스메틱 브랜드다. 셀리버리의 바이오 유효 성분인 알쓰리 펩타이드와 생체 내 약물 전송기술 라이브 딜리버리 기술을 적용했다. 판교점 팝업스토어는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웠다. 실제로 이날 팝업스토어에선 방문객에게 샘플이나 기념 선물을 제공하고 있었다. 사진을 바로 인화해주는 포토 부스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팝업스토어·오프라인 매장 '활기'

화장품 업체들이 오프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섬은 지난달 31일 판교점에 이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플래그십 매장은 단순 향수 시향 외에도 △조향사 자격이 있는 전문 직원의 도슨트 프로그램 △브랜드 홍보대사인 배우 이제훈의 오디오 가이드 △고객에게 맞는 향을 찾아주는 인공지능(AI) 카운슬링 서비스 등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한섬은 앞서 지난달 12일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를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시킨 바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에 이은 4번째 매장이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외의 첫 매장이다. 한섬은 향후 화장품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유통망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라이프스타일 화장품 브랜드 '온호프'의 팝업스토어 온호프 라이브러리를 진행한다. 온호프는 배우 안소희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지난해 선보인 브랜드다. 온호프 라이브러리는 세계 각국의 미술, 건축,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도록을 수집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도록 라이브러리(apLAP)에서 열린다. 신제품 온호프 모먼트 프래그런스 미스트를 포함해 온호프의 다양한 향기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달 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뽀아레'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뽀아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3월 론칭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기존 매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뽀아레의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마련한 게 특징이다. 메이크업 쇼 및 샘플 증정 등 고객 참여형 행사도 진행했다.

'오프라인' 가치는 여전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온라인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화장품 업종의 폐점률은 32.8%로, 도소매업 중 가장 높았다. 대신 화장품 업체들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거나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온라인 채널 구축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공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화장품업계의 경우 제품 경험의 영향력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화장품은 제품군이 다양한 데다 직접 써봐야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에 참석한 관람객이 색조 화장품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실제로 최근 오프라인 화장품 매출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이후 색조 화장품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지난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전체 화장품군 매출은 전년보다 35% 늘었다. 같은 기간 색조화장품 매출은 45% 이상 성장했다. 또 지난 4월 18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CJ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28% 늘었다. 같은 기간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은 다소 움츠러들었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공간으로써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찾는 데 적극적인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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