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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쉼' 거짓 광고 논란…"불면증인데 잠 잘 온다"

  • 2023.02.07(화) 20:29

hy 기능성 음료 '스트레스케어 쉼' 출시
핵심성분 테아닌 효과는 '긴장 완화'이지만
유튜브서 '수면 질 개선' 광고…사측 영상 삭제

"제가 원래 불면증 있는 타입인데 며칠은 잠을 잘 잤던 것 같아요"

hy(옛 한국야쿠르트)가 공식 회사 유튜브 채널인 '채널 hy'에 최근 공개한 동영상의 일부 내용이다. 한 hy 직원이 기능성 음료 '스트레스케어 쉼(이하 쉼)'을 직접 먹어 본 뒤 '수면의 질 개선' 효과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에 함유된 테아닌(L-테아닌, L-Theanine)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정받은 성분이다. hy가 식약처서 인정받지 않은 테아닌 효과를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광고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hy'의 '쉼 직원 리뷰-직원들이 직접 먹어 봄' / 사진 = 영상 캡처

오는 13일 hy가 출시하는 '쉼'은 프로바이오틱스(유익한 균)에 테아닌이 250mg 함유된 제품이다. hy는 지난 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테아닌에 대해 "녹차에 다량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이라며 "뇌에 도달했을 때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농도를 변화시켜 심신 안정, 긴장 완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테아닌의 긴장 완화 효과는 공식적으로 입증됐다. 식약처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테아닌의 기능성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테아닌의  원재료는 L-글루타민과 에칠아민이고 일일섭취량은 200~250mg이다. 

hy가 식약처에 지난달 13일 등록한 쉼의 기능성 내용을 보면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배변활동 원활·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등 2가지다. '쉼'의 용기 전면에도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쓰여 있다.

hy '스트레스케어 쉼' / 사진 = 회사 제공

문제는 hy가 테아닌의 효과로 아직 인증되지 않은 '수면의 질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자료에는 '테아닌의 긴장 완화 효과는 수면 개시와 유지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수십건의 기사가 작성됐다.

유튜브에선 더 적극적이다. 최근 '채널 hy'에 올라온 '쉼 직원 리뷰-직원들이 직접 먹어 봄' 영상에서 한 hy 직원은 "숙면하는 깊이가 조금 달라진 것 같거든요. 지금 1주일 좀 넘게 먹었는데 밤에 3~4번 깬다 하면 (음용 후) 거의 안 깨거나 1번 정도 깨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일단은 잠이 잘 옵니다. 먹고 1~2시간 정도 되니까 조금 편안해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 영상에는 '불면증이 있는데 잠이 정말 잘온다고 하니까 너무 기대되네요' '평소에 불면증이 있는 편인데 영상에서 쉼 제품이 잠이 잘오는 제품이라고 하니 너무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지 않은 테아닌의 '수면의 질 개선' 등을 광고하는 것은 불법이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보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식약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테아닌이 수면의 질 개선이 있다고 광고한 업체를 거짓·과장 광고로 적발한 바 있다.

hy가 테아닌의 수면의 질 개선 효과를 광고하기 위해선 '고시형원료'가 아닌 '개별인정형원료'로 인증을 받아야 된다. 고시형원료는 건강기능식품원료 공전에 등재된 원료로 제품에 고시된 기능을 표시할 수 있고, 개별인정형원료는 공전에 등재되지 않은 원료로 식약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한다. hy 관계자는 "쉼은 고시형으로 인증받았다"고 전했다. 

회사 측의 광고대로 실제로 '쉼'이 수면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해도 문제다. 운전자 등이 음용할 경우 졸음운전을 유발할 수 있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2013년 미국의 컨슈머리포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테아닌 성분이 함유된 일부 제품은 라벨에 '졸음을 유도할 수 있어 운전 중 섭취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임신여성, 모유 수유 중인 여성, 어린이 등도 섭취하지 말 것을 명시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보도자료에 작성된 수면 유지 부분에 대해선 "사내 관련 부서와 협의했는데 알려진 효능이라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에 대해선 "영상을 제작한 제작사에서 광고를 돌리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검토를 받았다"며 "하지만 테아닌이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현재는 영상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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