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샐러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밥 대신 샐러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조금씩 늘면서다. 한국채식연합 관계자는 "국내 채식인구는 4~5% 정도로 집계되지만 앞으로 채식인구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미국, 유럽연합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공장식 식단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샐러드' 시장 선점 경쟁
8일 업계에 따르면 hy(옛 한국야쿠르트) 샐러드 전문 브랜드 '잇츠온'이 대용량 파티용 샐러드 '찹 샐러드(Chop sald)'와 '유러피언 샐러드 믹스' 제품을 이달 중순 출시할 예정이다. 신제품 2종은 스마트팜 기업 '팜에이트'와 협업한 제품이다.
지난달 hy는 팜에이트와 공동상품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y의 전국 유통망과 팜에이트의 수경재배 샐러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hy 관계자는 "실내 수경재배는 온도와 습도 등 날씨 영향을 받지 않아 고품질 원물 채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팜에이트 매출은 2014년 165억원에서 2021년 707억원으로 7년만에 4배 늘었다. 2021년 기준 팜에이트의 지분구조를 보면 △2014 IMM AG 벤처펀드 47.88% △국순당 24.9% 등이다. 누적된 적자로 2020년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국순당을 팜에이트가 살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팜에이트 성장세는 가파르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식당인 크리스피 프레시는 작년 매출이 21년도 대비 2배 늘었다. 크리스피 프레시는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로 수경재배 채소 '청미채'와 건강식을 활용한 샐러드를 판매한다. 동원홈푸드는 2020년 5월 브랜드 론칭 이후 매장을 지속 확대했다. 현재 운영 매장은 13개로 2021년 대비 5개 늘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장 수를 2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도 △여의도 △강남역 △광화문 △판교 △코엑스 △선릉 △목동 등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1~7일) 피그인더가든 매출은 지난 1~2월 같은 기간 대비 10~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배달 건수도 2017년 브랜드 론칭 초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측은 "피그인더가든 인기 비결은 SPC프레시푸드팩토리서 공급하는 신선한 원료"라며 "주문 즉시 메뉴를 만들어내는 '오더 메이드 방식의 제조법'도 브랜드 신뢰를 높였다"고 말했다.
"남성 수요도 늘었다"
샐러드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건강식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샐러드 주요 고객층인 20대 여성뿐 아니라 남성 고객도 늘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샐러드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한몫했다. 주요 샐러드 매장들이 수도권 도심 주요업무지구 상권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샐러드를 찾는 젊은 20대 여성 고객뿐 아니라 남성 수요도 늘고 있다"며 "앞으로 샐러드 시장 전망이 좋다고 판단해, 올해 샐러드 카페 브랜드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점심식사 대용뿐 아니라 샐러드를 저녁식사로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눈에 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과일·채소 시장 규모를 1조1369억원(2020년 기준)으로 집계했다. 채식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채식인구는 약 200~250만명으로 2008년(15만명) 대비 16배 넘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