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도넛브랜드 노티드 운영사 GFFG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19번째 매장을 열었다. 통유리창 넘어 석촌호수 풍경이 인상적인 '노티드 월드'다. 노티드는 2017년 신사동 작은 도넛가게를 오픈한지 약 6년 만에 매출 500억 원대 규모 외식브랜드로 급성장했다. 단순 외식업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해온 노티드만의 '브랜차이즈' 마케팅이 통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티스트, 패션,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고객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거리 꽉 찬 노티드 월드
노티드월드는 1124㎡(340평) 규모 초대형 복합문화공간으로 롯데월드몰 5~6층에 들어섰다. 5층 매장 입구에는 주근깨가 인상적인 핑크 곰인형이 가장 먼저 보인다. 서수현 작가가 노티드 대표캐릭터 '슈가베어'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왼편 굿즈 매대에는 노티드 시그니처 캐릭터들이 배치돼 있다. 고객들은 연신 "귀여워"라며 상품을 구경했다.
매장 전체는 다채로운 미술작품과 파스텔톤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가구디자인도 예사롭지 않다. 매장 중앙에는 도넛 크림이 흐르는 모양을 연출한 의자가 있다. 가구 설치미술가로 유명한 초곡리 작가의 작품이다. 천장에 달린 수십 개 샹들리에 전구는 글로이홀 작가의 작품이다. 벽면에 설치된 몰입형 디지털 3D 스크린은 도넛가게 보다는 전시관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노란 파스텔톤 계단을 올라 6층을 살펴봤다. 이곳은 공간 전체가 설치 작품과 포토존으로 구성됐다. 푹신한 핑크빗 카펫 위에 대형 컵케이크 작품이 보였다. 고객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인형뽑기 자판기도 인상적이다. 통상 도넛 가게는 더 많은 음식을 판매하기 위해 취식 공간을 늘리지만 노티드는 테이블 수를 과감히 줄이고 콘텐츠를 꽉 채운점이 돋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6층 팝업공간은 더 다채로운 모습으로 고객을 맞이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브랜차이즈' 전략 통했다
노티드는 이번 '노티드 월드'를 포함해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7월 첫 매장 청담점을 연지 6년 만의 성과다. 작년 노티드 매출은 5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운영사 GFFG 매출이 약 1000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그룹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노티드의 가파른 성장 비결은 일명 '브랜차이즈(브랜드+프랜차이즈)' 전략이 꼽힌다. 브랜차이즈란 식품 판매만 하는 외식업을 넘어 트렌드에 맞춘 브랜드 마케팅을 의미한다. 단순한 도넛 외에 브랜드만의 감성과 스토링텔링을 선호하는 MZ세대만 특유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것이다. 이를 위해 노티드는 모든 시그니처 캐릭터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면서 브랜드 세계관을 확대하고 있다.
노티드는 이종업계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대표 캐릭터 굿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제작한 노티드 반팔 티셔츠가 있다. 이랜드 스파오와는 노티드 시그니처 컬러 파자마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뷰티브랜드 이니스프리와는 슈가베어 디자인을 적용한 파우더 쿠션을 제작했다. 이밖에 △갤럭시 버즈2 노티드 커버 △신한카드 노티드 카드 등 다양한 굿즈를 제작·판매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덕분에 노티드 세계관은 굿즈 판매수익이 전체 매출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티스트와의 활발한 협업도 눈에 띈다. 노티드는 매장 내에 MZ세대 취향에 맞춘 유명 작품을 주기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대표캐릭터 슈가베어도 이슬로 일러스트 작가와 협업한 작품이다. 자연스레 포토존이 형성되고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브랜드 홍보 효과가 생긴다. 현재 인스타그램 내 GFFG 브랜드 해시태그 수는 55만개가 넘는다.
노티드 관계자는 "노티드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공간과 공간, 사람과 사람을 매듭짓는 이색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며 "노티드 대표 캐릭터 슈가베어와 크림버니를 활용한 세계관을 통해 노티드만의 IP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