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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적자' 비바웨이브 인수한 LG생건의 속내

  • 2023.10.05(목) 07:20

비바웨이브, 설립 후 5년 연속 적자
매출 성장세…중저가 인디 브랜드 인기
MZ고객 겨냥해 중·고가 사업 확대 기대

힌스 파운데이션(왼쪽), 모델이 힌스 쿠션제품을 들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LG생활건강이 최근 'hince(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 회사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하며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창립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했던 비바웨이브의 인수가 LG생건 실적 성장의 키로 작용할 지, 실적 악화를 더 부추길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5년 연속 적자

비바웨이브는 허재석 대표가 2018년 설립한 화장품 회사다.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에 입점해 인지도를 쌓았고, 온라인몰·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성장을 이뤘다. 비바웨이브의 작년 매출은 218억원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그러나 비바웨이브는 창립 이래 흑자를 낸 적이 없다. 힌스를 처음 선보인 2019년엔 7000만원, 이후 2020년 6억6000만원, 2021년엔 25억원으로 매년 적자가 늘었다. 작년엔 소폭 개선됐지만 그래도 16억원의 적자를 냈다.

비바웨이브 실적/ 그래픽=비즈워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1년 12억원 손실에서 작년엔 37억원 손실로 크게 악화됐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19억원에서 39억원으로 늘었다. 재고가 쌓이면서 현금 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적자 너머의 가능성

LG생건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비바웨이브를 인수한 첫 번째 이유는 '일본 공략'이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49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줄었고, 영업이익도 1312억원으로 19.1% 감소했다. 실적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 시장이 엔데믹에도 자국브랜드 선호 등의 이유로 과거만큼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LG생건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규모의 뷰티 시장인 동시에 K-뷰티 브랜드들이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비바웨이브의 힌스는 일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브랜드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일본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에선 K-뷰티 인디 브랜드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LG생활건강의 설명이다.

LG 광화문 빌딩/ 사진=LG생활건강

LG생건의 약점인 MZ세대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LG생건은 후와 오휘 등 중고가 브랜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가 색조 브랜드 시장에선 약세다. 올리브영 등 MZ 중심 채널에서 인지도를 쌓은 힌스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LG생건은 힌스의 상품기획력을 활용해 시즌별 무드에 맞춘 다양한 컬러 스펙트럼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MZ고객을 선점한 후 이들이 더 큰 구매력을 갖추면 스킨케어 등 중·고가 화장품에서도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의 일본 시장이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보다는 중저가 인디 색조 브랜드가 대세라는 점을 고려해, 비바웨이브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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