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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실위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

  • 2014.10.30(목) 15:15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특수은행이 전체 은행의 3분의 2 충격”
터지면 국민 세금으로 메울 판, 금융 자금중개기능 악화 우려

우리나라 기업의 부실 위험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내외 경기 부진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데다 기업 간 실적 격차 확대로 고용•임금•설비투자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업이익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잉여자금을 단기금융자산으로 운용하는 비중이 커져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6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측정하는 이자보상비율과 유동성 비율을 기준으로 위험기업을 식별한 후 기업집단별로 위험부채 비중을 산출해 기업집단 부실 위험을 이같이 평가했다.

기업집단의 부실 위험은 STX, 동양 등 중견 기업집단 부실로 2013년 중 크게 상승했다가 올 들어 낮아졌으나 올해 상반기 말 현재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지난 8월 말 현재 10개 위험 기업집단에 대한 금융기관 익스포저는 44조 8000억 원이었다. 특수은행의 익스포저가 21조 원으로 전체 은행 익스포저의 3분의 2 수준에 이르렀다.


10개 위험 기업집단 중 개별 집단이 단독으로 부실화하면 금융권 전체 예상 손실은 최소 6000억 원에서 최대 6조 4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중 국내 은행의 손실 규모는 2000억~4조 8000억 원으로 특수은행의 손실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금융권 익스포저 상위 3개 기업집단이 동시에 부실해지면 금융기관 손실은 14조 5000억 원에 이른다. 특수은행(6조 2000억 원)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기관에 11조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회사채 보유비중이 높은 보험사(1조 원)를 중심으로 비은행금융기관도 3조 원의 손실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경기부진으로 기업의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영업이익 상위 30대 기업의 점유 비중은 2013년 중 51.7%로 2009년 대비 11.1%포인트 상승했다. 여타 분위 기업은 대부분 이 비중이 하락했다. 대기업 간, 업종 간 영업실적 편중도 심화했으며, 기업의 영업실적 악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규모별 차이와 관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기업의 실적 악화는 결국 고용과 투자 제약 요인이다. 실적 상위기업이 대부분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 자본집약적 산업이어서 고용계수가 낮다.

기업의 실적편중이 심해지면 기업의 자금수요와 금융기관의 자금공급 간의 불균형 확대로 자금중개기능이 떨어진다. 기업이 잉여자금을 단기금융자산으로 운용하는 비중이 커지면 금융기관의 단기수신 비중도 같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이익 상위 30대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기업 순금융자산비율((금융자산-금융부채)/총자산)의 負(-)의 값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 상위 10대 기업에선 최근 正(+)의 값을 나타내는 경우도 생겼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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