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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12조 추경 포함 올해 22조 더 푼다

  • 2015.07.03(금) 09:30

메르스·가뭄 대응 위해 추경 12조 포함 올해 총 22조 재정 보강
반쪽 당정협의로 추경안 부실…장밋빛 전망·추경 악순환 비판도

정부가 12조 원 규모의 추경을 포함해 총 22조 원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한다. 메르스 사태와 가뭄에 대응해 3%대 성장을 사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치권이 어수선한 틈을 타 부실한 정부 안을 밀어붙이면서 '얼렁뚱땅 추경'으로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세수 결손을 보전하기 위한 추경이 절반이어서 장밋빛 경제 전망과 추경 편성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추경 12조 편성해 22조 재정 보강

기획재정부는 3일 메르스 극복과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총 12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기 악화에 따른 세입 결손 보전에 5조 6000억 원, 메르스와 가뭄 등에 대응하기 위한 세출 확대에 6조 2000억 원을 배정했다. 기금 자체 변경 3조 1000억 원과 공공기관과 민간투자 확대분을 포함하면 총 재정 보강 규모는 22조 원이다.


구체적인 추경 항목을 살펴보면 메르스와 가뭄 극복에 각각 2조 5000억 원과 8000억 원을 배정했다. 또 저소득 노인 일자리 확대 등 서민 생활 안정에 1조 2000억 원, 고속도로 건설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1조 7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총 재정 지출은 본예산 대비 9조 3000억 원 늘어난 384조 7000억 원, 총수입은 본예산 대비 4조 9000억 원 감소한 377조 5000억 원을 기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 대비 -2.1%에서 -3%로 0.9%포인트 악화하고, 국가채무 역시 GDP 대비 35.7%에서 37.5%로 1.8%포인트 상승한다.

기재부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와 0.4%포인트 안팎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6만 6000개의 청년 일자리를 포함해 12만 4만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예상했다.

정부는 3일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6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해 8월 집행을 목표하고 있다.

 


◇ 얼렁뚱땅 추경으로 효과도 반감?

추경의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국채를 발행해 9조 6000억 원을 조달하고, 한은잉여금 7000억 원과 기금 자금 1조 5000억 원을 동원한다.

이번에 9조 6000억 원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면서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는 102조 7000억 원에서 112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고채 총 발행 물량을 2조 원 정도 축소 조정하고, 물량 증가분도 월별로 분산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추경안이 지나치게 급하게 편성되면서 얼렁뚱땅 추경으로 그 효과가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초 유승민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달 말 첫 추경 당정협의에서 정부 측에 더 꼼꼼한 계획안을 요구했다. 추경의 용도는 메르스와 가뭄 등으로 제한하고, 추경 항목도 더 구체화하라는 주문이다.

그러자 정부는 추경 항목을 구체화하려면 7월 중순에나 가능하다고 답변했고, 추경 편성 시기도 이때로 미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유승민 사태가 터졌고 정치권이 어수선한 사이 정부는 반쪽짜리 당정협의를 거쳐 기존의 부실한 추경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정부가 낙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세수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바람에 추경 편성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0조 9000억 원에 이어 올해도 대략 7조~8조 원 규모의 세금이 덜 걷혀 4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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