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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에 경영평가까지…다급한 금융공기업 CEO

  • 2016.04.18(월) 09:30

기재부, 경영평가 돌입…금융위도 내달 본격화
예보 '선도기업' 부담…일부 CEO '무리수' 갈등

금융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가 금융권 성과주의 확산을 위한 본보기로 금융 공기업을 압박하고 있는데다, 최근 경영 성과평가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일부 CEO의 경우 무리하게 성과를 내려다가 오히려 갈등을 키우는 모습을 연출해 빈축을 사기도 한다.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연내 도입'을 못 박은 정부의 압박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공기업 경영평가 본격화…6월 발표

기획재정부는 최근 금융 공기업 중 '준정부기관'에 해당하는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에 대한 2015년도 경영평가에 돌입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의 경우 이달 중 실적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뒤 내달부터 평가가 이뤄진다. 경영평가 최종 결과는 오는 6월에 발표한다.

이번에 진행하는 경영평가는 지난해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교수와 변호사, 회계사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이 해당 기관의 경영관리 사항과 업무 수행, 인사 및 조직 관리 등을 평가한다.

원칙적으로는 이처럼 지난해에 이미 마무리한 일을 평가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공기업들이 신경 쓸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적평가 보고서가 수백 쪽에 달해 최근의 언론 보도를 주요하게 참고삼는 경우도 있다는 게 공기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금융 공기업 성과주의 연내 도입 방안. (자료=금융위원회)

게다가 올해 경영평가엔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성과주의' 도입 여부를 일부 반영하기로 하면서 공기업 CEO들은 더욱 신경 쓰는 모양새다. 정부는 4~5월 중 성과주의를 도입한 공기업에 시기에 따라 1~2점의 가점을 얹어주고 성과급도 더 주기로 했다.

◇ 성과주의 연동에 무리하는 CEO들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기로 한 무역보험공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무보는 올해 추가 성과급과 경영평가 가점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반면 연내에 성과주의 도입을 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는다. 최근 들어 금융공기업 CEO들이 금융노조와의 산별교섭에서 탈퇴하고 각 노조를 무리하게 압박하는 이유다. 금융 노조는 이와 관련 "금융 공기업은 4월 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라는 금융당국과 사측의 전방위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했던 예금보험공사의 경우 정부가 '성과주의 도입 선도기관'으로 선정하면서 이런 '조급증'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범국 예보 사장이 주최한 성과연봉제 설명회가 직원들의 강제 참여를 압박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산업은행의 경우 임직원 설명회 개최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고, 기업은행은 외부용역 업체의 설문조사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는 등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임 이슈가 걸려있거나 임기 첫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는 CEO의 경우 더 무리하게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기본적으로 전년 경영 실적을 대상으로 하지만, 올해엔 성과주의 도입 등의 이슈가 겹쳐 있어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압박에 서두르려다 일이 더 꼬이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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