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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은행, 오픈뱅킹 시대 겁내지 말라"

  • 2019.12.30(월) 15:45

김주현 KEB하나은행 준법지원부 차장 인터뷰
폴 로한 구글 사업전략부문장 '오픈뱅킹 전략' 번역 출간
오픈뱅킹 시대 API 제공이 핵심…"은행 적극적으로 나서야"

지난 18일 하나의 은행‧핀테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16개 은행의 모든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이 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시행됐다. 하지만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오픈뱅킹'을 시작한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유럽은행감독청을 중심으로 '오픈뱅킹'에 대한 논의를 일찌감치 시작해 지난해 1월 13일 PSD2(Payment Service Directive 2)라는 이름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후 이를 중심으로 금융업계의 새로운 생태계가 꾸려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오픈뱅킹’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일자 폴 로한 구글 사업전략부문장 겸 솔루션컨설턴트는 지난 2017년 '오픈뱅킹 전략(Open Banking Strategy Formation)'이라는 책을 내놨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오픈뱅킹이 전면 도입되기 직전인 지난 12일, 이 책이 국내에 번역돼 출간됐다. 사실상 '오픈뱅킹' 관련 한국어로 번역된 유일한 실무 지침서다.

오픈뱅킹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은행업계에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이 책을 번역한 김주현 KEB하나은행 준법지원부 차장(사진)과 유럽의 PSD2와 우리나라 오픈뱅킹 현황, 은행업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주현 KEB하나은행 준법지원부 차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2017년 나온 이 책을 번역하게 된 이유는
업무를 하다 보니 오픈뱅킹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게 됐다. 그중 2017년 폴 로한이 쓴 이 책이 상당히 좋은 입문서적이라고 판단됐다. 오픈뱅킹이 막 시작되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됐다. 저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한국어로의 번역과 출판 동의를 구했고, 저자가 흔쾌히 허락해 책이 나올 수 있게 됐다. 그것이 올해 중순인데 아주 빠른 속도로 번역작업이 이뤄져 오픈뱅킹 전면 시행 이전 출판 할 수 있게 됐다.

-오픈뱅킹에 대해 설명해달라
오픈뱅킹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API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가지고 있던 정보를 API를 통해 핀테크 사업자 등 써드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면서 이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업계의 새로운 생태계 구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API란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의 약자로 프로그래밍 과정에서 쓰이는 용어다. 프로그래밍 과정은 다양한 함수들을 통해 이뤄지는데 자주 쓰이는 함수들은 '라이브러리'에 저장된다. 라이브러리에는 저장된 수많은 함수를 쉽고 간편하게 찾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API다. 프로그램밍 과정에서 사전에 기록된 복잡한 함수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목차'이자 '열쇠'가 API인 셈이다.

-국내에도 지난 18일부로 오픈뱅킹이 전면 시작됐는데 
국내의 오픈뱅킹은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조회 API와 이체 API를 핀테크 기업 등에 제공하는 것이다. 폐쇄적이었던 이러한 API를 외부에 저렴한 수수료로 공급한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유럽형 PSD2처럼 진정한 오픈뱅킹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유럽의 오픈뱅킹에 대해 설명해달라
유럽은 일찌감치 데이터 경제의 필요성을 느끼고 미국 등과 경쟁하기 위해 일찌감치 논의에 들어가 지난해 PSD2를 출범시켰다. 오픈뱅킹이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PSD2는 일찌감치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 기술을 표준화 했고 생태계(Eco System)를 일찌감치 구축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 역시 유럽의 PSD2를 많이 참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의 PSD2와 우리나라의 오픈뱅킹의 차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오픈뱅킹은 은행 계좌에 대한 조회와 이체 API만 제공하기 때문에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유럽의 경우 PSD2 개정 이후 지급결제, 결제에 관련된 계좌정보, 금융계좌 등 API를 통해 총체적인 접근을 가능토록 했다. 이에 PISP(지급지시전달사업자)와 AISP(본인계좌정보관리업자)등으로 세분화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탄생하고 있다.

김주현 KEB하나은행 준법지원부 차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의 오픈뱅킹이 제한적으로 출발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픈뱅킹 본격화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이동이 수월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법적 기반이 없어서다. 당장 유럽의 경우만 해도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통합 규정인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지난해 5월부터 시행했다.

오픈뱅킹의 진정한 시작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마이데이터 산업'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 금융당국 역시 '마이크로 라이선스' 형식으로 금융업계의 플레이어를 늘리도록 할 것이고 이에 따라 다양한 사업자들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갖고 금융업에 진출할 것이다

-본격적인 오픈뱅킹이 시작되면 은행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현재 국내은행은 상당히 폐쇄적인 '모놀리스 은행'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오픈뱅킹을 시작으로 고객은 더 이상 은행의 '브랜드'를 보고 거래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핀테크 기업 등에 API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은행은 결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 플랫폼 중심으로 변모해야 한다. 아울러 은행이 API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방하기 위해서는 '탑 다운 방식', 즉 경영진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를 독려해야 한다. 현재 오픈뱅킹으로 인해 은행이 위기가 올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이를 겁내지 말고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보수적인 은행의 성격상 이것이 쉽지 않을 것이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질 좋은 API를 제공하는 API 제공 플랫폼으로 변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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