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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모바일로 신용대출 받았다

  • 2020.08.20(목) 09:00

코로나19·부동산대책에 신용대출 증가
편리함·낮은이자 등으로 모바일에 몰려

주택담보대출 규제, 저금리 기조 등을 타고 신용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가운데 10명 중 7명 가량은 모바일 뱅킹을 통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억원' 단위까지 올리고 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이자부담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길어야 10분 이내에 대출심사를 받을 수 있는 등 편리함이라는 요소가 입소문을 탄 점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 대세로 자리잡은 모바일 신용대출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모바일 주력 신용대출 상품 취급액은 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과 지방은행들의 모바일 신용대출 취급액을 더하면 약 8조8000억원이 모바일을 통해 취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은행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1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비춰보면 신용대출 중 70% 가량이 모바일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모바일 신용대출 증가세가 올해 들어 확연해졌다는 점이다. 일례로 A은행의 상품은 지난해 월평균 2200억원 가량 늘었으나 올해는 매월 2600억원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B은행 상품도 지난해에는 월평균 600억원 가량 늘어났던 것이 올해는 갑절인 1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 모바일 대출 대세된 이유① 코로나19 

은행권의 모바일 신용대출은 공통적으로 3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났다. 코로나19가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국내 경기가 얼어붙고 동시에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진입이 크게 늘어난 시점과 맞물린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금경색에 빠진 소상공인과 가계의 자금수요가 급증했고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우는 주식투자 바람이 불면서 빚내서 투자한 2030세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19가 신용대출을 끌어올리는 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6·1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됐지만 서울·경기권의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오름새를 보이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모바일 대출 대세된 이유② 부동산대책 

모바일 대출이 대세된 두 번째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꼽힌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대다수의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자금줄이 막힌 주택구매자들이 신용대출로 대거 쏠렸다는 얘기다.

실제 은행들의 모바일 신용대출 증가세를 살펴보면 3월 정점을 찍은뒤 4~5월 다소 꺾였다가 6월부터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B은행의 모바일 대출 상품은 3월 1500억원 가량이 신규 취급된 이후 4월과 5월에는 1000억원 정도로 줄어들다가 6월에는 18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6월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패닉바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택구매 수요가 늘어났으나 주택담보대출 등의 한도가 나오지 않게 되자 차선책으로 신용대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모바일 대출 대세된 이유③ 낮아진 문턱 

접근성이 개선된 것도 모바일 신용대출 확대에 기여했다.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되면서 대출 문턱이 낮아졌고 영업점 방문없이 한번에 대출이 실행되는 편리성이 더해져 모바일 채널을 통한 대출이 확대된 것이다.

금리가 낮아진 것도 신용대출에 불을 지폈다. 지난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까지 내리자 대출금리도 꾸준히 하락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기준이 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상황도 벌어졌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금 돈을 빌려야 진짜 돈을 버는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출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고 여기에 모바일로 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모바일 대출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협회장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고민스러운 금융당국 

그간 가계부채 상승에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주택담보대출은 연이은 규제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당국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가계대출 석달새 24조 늘어…증권사 가세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누르면 자금이 급히 필요한 사람들이나 저신용자들이 대부업 등으로 밀려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신용대출을 억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이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위 내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주식·주택 매매에 활용된 신용대출은 앞으로 시장 불안시 금융회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금융회사 차원에서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손을 대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가계부채의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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