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3사 대표이사를 겸직하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사임키로 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경영에 집중하면서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달 30일 자동차금융서비스 회사인 현대캐피탈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위인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정 부회장은 곧 열릴 현대캐피탈 이사회에서 대표직 사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로써 정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던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가 단독 대표이사로 경영 바통을 이어받는다. 신임 사내이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다.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은 연초부터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이 정 부회장 단독이사 체재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을 때부터 정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 사임을 준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카드는 김덕환 대표이사가, 현대커머셜은 이병휘 대표이사가 각각 각자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목 대표이사를 비롯해 모두 정 부회장 산하에서 부문 대표직을 수행했던 인물들이다.
정 부회장은 2003년부터 18년간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디지털화하고 중고차 시장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는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부문과 한층 긴밀하게 협력해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미래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에 기반한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으로 육성키로 했다는 전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향후 현대카드의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더 속도를 내 미래 신용카드 산업을 주도하는 역량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