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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도 '세대교체'…현장 지휘나선 50대

  • 2021.12.22(수) 07:00

KB금융, 50대 CEO 대거 기용
신한금융 세대교체속 관록 중시
영업통보다 전문성 중시 경향 뚜렷

연말 인사철을 맞아 금융권이 본격적인 세대 교체에 나서고 있다. 이제 60대는 현장에서 물러나고 50대들에게 현장의 지휘권을 넘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단순 나이가 강조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업계는 그동안 이른바 '영업통' 들을 요직에 앉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재를 두루 등용하고 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야 요직에 오를 수 있게 된 셈이다.

50대에 현장지휘권…KB금융 젊어졌다

올해 금융권 임원인사의 포문을 연 KB금융지주는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새롭게 후보로 내정된 인사들이 취임하면 KB금융지주는 종전보다 평균 3~4세 젊어지게 된다. 타 업권처럼 80년대생이 임원진에 오르는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조직이 한층 젊어진 것은 사실이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후보다. 이재근 후보는 1966년생으로 올해 만 55세다. 주요 시중은행장중 가장 젊다. 만 56세로 취임했던 지성규 전 하나은행장을 추월해 역대 최연소 은행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KB금융지주가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새로 임명되거나 연임에 성공한 계열사 대표 역시 50대들로 포진시켰다. 최연장자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등 1963년생(만 58세)이다. 가장 젊은피는 1970년생(만 51세)인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다. 60대로 접어든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등 핵심 경영진들은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직을 옮기며 사실상 현장은 50년대생으로 채우게 된다.

이같은 변화는 세대교체 시점이 왔다는 윤종규 회장의 뜻이 깊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을 이끌 차세대 리더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운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계열사 대표 후보 추천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대표추천위원회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의장으로 하며 허인 KB국민은행장, 최명희 사외이사, 정구환 사외이사, 권선주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추천위원회 역시 "리딩금융그룹으로의 확고한 위상 구축을 위해 시장 지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확실한 세대교체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얘기다.

젊음과 관록 동시에 택한 신한금융

KB금융에 이어 임원진 인사를 마무리한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젊은피 수혈과 함께 관록도 중시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지주는 일찌감치 구 신한생명과 구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를 세우면서 성대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성대규 대표이사는 1967년생(만 54세)로 금융권에서는 젊은 피로 통한다. 

이번에 임기가 종료되는 계열사 대표 후보들을 추천하면서도 1960년대 중반(1963~1965년대) 출신들을 대거 중용하며 젊은 피를 수혈다. 그러면서도 관록과 실력이 있는 인재를 동시에 중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1961년생(만 60세)인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을 연임시켰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대표 중 60대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그리고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3명뿐이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지난해 라임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이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짧은 기간동안 신한금융투자의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고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조직·인력 쇄신 등을 통해 단기간에 체질을 개선시키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 연임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젊음 심는 하나금융·세대교체 기로 우리금융

아직 연말 임원인사를 진행하지 않은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세대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당장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10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1952년생(만 69세)김정태 회장이 4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수장부터 젊어질 예정이다. 

현재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각각 1956년(만 65세), 1963년생(만 58세)다. 함영주 부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른다면 금융지주 회장 중 윤종규, 조용병 회장에 이어 나이가 많고 지성규 부회장이 오를 경우 최연소 금융지주 회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젊은피를 수혈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초 임명된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1964년생(만 57세)로 주요 은행장 중 젊은 편에 속하며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1974년생(만 47세)으로 주요 금융지주 계열 CEO중 가장 젊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거취에 따라 세대교체 의지가 표명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력계열사인 우리카드 등의 주력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사실상 우리은행장 선임은 세대교체 기로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올해 만 58세다. 

확 바뀐 중용 배경…영업통 보단 전문성

그동안 금융지주들은 계열사 대표 선임시 영업에 대한 전문성을 얼마나 갖췄는지를 중요하게 봤다. 금융업의 핵심이자 꽃이 영업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요 은행장들의 이력만 봐도 소위 '영업통'이 얼마나 중용돼 왔는지 알 수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하나은행의 핵심 요충지인 충청지역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냈고 허인 KB국민은행장 역시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영업본부장대우 출신이며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개인영업그룹 그룹장을 지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우 과거 신한은행 일본 법인인 SBJ법인장과 은행장을 연이어 지낸 배경에는 그의 현지 영업능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반면 올해부터는 영업통들 보다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중용되는 모습이다. 

새롭게 KB금융지주 경영진에 합류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후보는 푸르덴셜생명 M&A를 맡았었고,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이동하는 이동철 전 사장과 과거 외환은행 인수전을 함께 치뤄낸 그룹내 전략통이다. KB국민카드가 향후 KB국민은행의 플랫폼 지위를 이끌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략통이라는 점이 중용됐다는 평가다.

연임에 성공한 박정림 KB증권 대표 역시 그의 전문성이 연임에 큰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 재직시절부터 WM(자산관리)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것이 이번에 연임 배경이라는 평가다. 특히 박 대표가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KB금융지주가 얼마나 전문성을 중요시 하는지 방증한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후보 대표와 조경선 신한DS 대표 후보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후보는 이전까지 영원한 맞수 KB금융지주의 KB자산운용대표를 지냈다. 그의 전문성을 알아본 신한금융지주가 이번에 그를 영입한 셈이다. 신한금융은 "조재민 사장은 KB자산운용을 가치투자의 명가로 성장시킨 인물"이라며 "시장을 보는 안목이 탁월하다"며 선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 최초 여성 CEO에 오른 조경선 신한DS 사장 후보 역시 같은 사례다. 신한DS는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ICT 전문 계열사로 디지털과 IT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요구로 한다. 조경선 후보는 직전까지 신한은행에서 디지털개인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력계열사인 은행장 역시 핵심영역인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중용될 것"이라며 "영업도 중요하지만 그룹의 핵심 전략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은 인사들이 발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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