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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영업 어려운데…생보사 실적 견인한 '이것'

  • 2025.02.25(화) 17:18

삼성·한화·신한 투자손익 세자릿수대 증가율
투자손익 중요하지만…변동성에 예측 가능성↓
장기 성장성 핵심 지표 CSM 확대 경쟁 '치열'

국내 상위권 생명보험사들이 보험손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손익이 크게 늘며 호실적을 거뒀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보험손익은 5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7.4% 줄어든 수치다. 한화생명의 보험손익 역시 전년 대비 22.2% 감소한 506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보험손익은 6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이들 3사의 투자손익은 세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투자손익은 전년 대비 104.6% 증가한 2조2720억원이었다. 한화생명 투자손익은 39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2.2%나 늘었다. 신한라이프 역시 투자손익이 1544억원으로 전년보다 135.4% 증가했다. 

다만 KB라이프와 동양생명의 경우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고루 상승했다. KB라이프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25.6% 증가한 3138억원, 동양생명 보험손익은 전년 대비 17.2% 증가한 2744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손익은 KB라이프가 15.3%, 동양생명이 26.6% 늘었다.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크게 보험손익과 투자수익으로 나뉜다. 보험손익은 보험영업수익에서 보험서비스비용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손익은 보험사업 자체 이익을 나타내며 보험영업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상위권 생보사들의 경우 보험 영업 체력이 다소 약화했지만, 자산을 굴려서 얻는 투자손익이 대폭 개선된 효과로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톱2' 삼성·한화, 투자손익 급증 배경은?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이 증가한 이유는 우선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등을 제외한 일반보험 투자손익이 흑자전환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의 일반보험 투자손익은 2023년 -350억원에서 지난해 89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투자서비스손익 가운데 보험금융수익은 1조4042억원에서 1조8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재보험금융수익은 477억원에서 926억원으로 전년 대비 94.1% 늘었다. 

또 외환거래이익은 1조6051억원에서 5조368억원으로 전년보다 213.8%나 증가했다. 보유 중인 미국 채권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지난해 기준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가운데 채권은 54.3%를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외화채 비중은 18%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배당 증가, 저이원 채권 교체매매 기저효과, 부담이자 감소 등으로 투자손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일반계정 투자손익이 전년 대비 241% 증가한 3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배당수익은 2조5780억원에서 2조6950억원으로 4.5% 증가했고, 평가·처분익은 2300억원에서 3640억원으로 58.1% 늘었다. 

이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PL) 평가손익에서 기저효과가 발생한 영향과 함께 지난해 8월 장교동 사옥 한화리츠에 넘기면서 매각 차익 약 2800억원을 실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부동산에 웃고 울고'…한화생명 올해 배당 다시 멀어지나(2024년 11월14일).

한화생명이 운용하는 채권은 당기순익에 반영되는 FVPL 비중이 높은 편인데, 채권 평가손익이 시장 금리 상황에 연동된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올라 FVPL에서 발생하는 평가이익이 투자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평가 손익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지난 2023년에는 투자자산 손실규모가 확대돼 순익이 출령였다.

2023년 1분기까지만 해도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중 FVPL 비중은 30%였다. 그러나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지난해 말 FVPL 비중은 25%까지 낮아졌다.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부문장은 "투자 손익의 경우 안정적인 이자 배당 수익과 더불어 전략적인 자산운용 등을 통해 3906억원을 기록했다"며 "자산 포트폴리오별 수익성 제고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병행해 투자손익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손익 중요성↑…장기 보장성보험 확대

기본적으로 보험사는 본업인 보험영업을 통한 성장이 받쳐줘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손익 역시 보험료 수익을 바탕으로 이를 얼마나 잘 굴리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새 회계제도(IFRS17)에서는 보험손익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보험사들의 미래 성장성을 가늠하는 보험계약마진(CSM)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생보사들은 CSM 확보를 위한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IFRS17 체제에서는 CSM이 높을수록 순이익도 증가한다. 그러나 그간 생보사의 주력 상품이었던 저축성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돈을 일정 기간 후 돌려줘야 해 부채로 인식되고, 금리 변동에 따라 부채가 크게 늘거나 줄 수 있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보험금 지급이 확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담이 줄어든다. 또 보장성보험은 고객이 매월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보험료를 기반으로 계약 기간 수익을 안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 CSM 확보에 유리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신계약 CSM 가운데 건강보험 비중이 58%를 차지하며 전년보다 21%포인트 개선됐다. 올해는 상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건강상품 비중을 70%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도 보장성보험을 늘리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전년 대비 18.2% 신장한 3조855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81%인 3조1232억원이 보장성 APE로 나타났다. APE는 보험료(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납입 방식의 차이를 조정해 1년 단위로 환산한 값으로 보험 영업 성장지표로 꼽힌다. 

신한라이프도 지난해 전체 APE 중 보장성 APE가 1조5029억원으로 95.1%를 차지했고, 동양생명의 지난해 보장성 APE는 8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8% 성장하는 등 보장성 보험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강화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보험사의 양대 주요 손익"이라며 "다만 투자손익은 최근 금리 변동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CSM이 향후 보험손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험손익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보험료 수익을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에서 각 보험사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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