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사업 독주속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대비 소폭 줄었지만 실적방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TV사업은 다가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를 대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고, 휴대폰 사업은 원가절감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8일 지난해 연간(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 대비 1.6% 늘어난 62조3060억원을 거뒀다고 잠정적으로 밝혔다. 이로써 LG전자는 3년 연속 매출 60조원을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2조4329억원으로 2010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이래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10%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3.9%로 지난 2년간 이어진 4%대를 지키지 못했다.
미국 월풀 이어 매출 20조원 달성한듯
HE와 MC사업본부, 실적반등에 힘쏟아
가전사업을 꾸리는 H&A사업본부가 돋보였다. 회사가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가전사업이 연간 20조원대의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전 명가로 불리는 미국 월풀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영업이익도 2조원대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미세먼지 우려로 국내 시장에서 주문이 쇄도하는 공기청정기와 스타일러 등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자회사 LG이노텍의 선전도 LG전자에 힘을 보탰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납품하는 카메라 모듈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5.9% 늘어난 358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LG이노텍에 대해 사실상의 지배력을 갖춰 자회사 손익이 모회사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모니터와 텔레비전 등 화면을 송출하는 기기가 주력인 HE사업본부는 아쉬움을 남겼다. 영업이익이 1조원 초반대를 기록해, 1분기와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에 허덕였던 2015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 사업본부는 1조50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발목이 잡혔다. TCL, BOE 등이 중국 정부의 산업보조금을 무기로 값싼 가격에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쏟아내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LG전자 TV사업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TV 등에 들어가는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연내 양산에 힘입어 OLED로의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핸드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손실이 9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올해 네 개 분기를 포함해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다만 반등의 실마리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가 2000억원 중반대로 전년동기 3185억원보다 줄었다. 국내 핸드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기고, 생산자개발방식(ODM) 스마트폰 확대 등 비용절감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