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회사인 LG이노텍 효과를 톡톡히 봤다.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이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낸 덕에 전체적으로 8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조7007억원, 영업이익은 781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 수치와 큰 차이는 없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0.5%, 전년동기대비 1.8% 각각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9.8%,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했다. 역대 3분기 실적으로 보면 매출액은 가장 많고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최대다.
이노텍, 애플 덕에 역대 최대
연결실적 포함·손익개선 효과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은 LG이노텍이다. LG전자가 보유한 LG이노텍 지분율은 40.8%로 의결권의 과반이 안된다. 그럼에도 '사실상의 지배력'이 인정돼 LG전자는 LG이노텍의 손익계산서 등을 합산해 실적을 발표해왔다.
올해 3분기 LG이노텍은 애플에 트리플 카메라 등을 공급하면서 역대 최대인 186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가운데 LG전자와 내부거래(2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모두 LG전자의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LG이노텍을 뺀 LG전자의 영업이익은 5974억원으로 올해 2분기(6412억원)는 물론 지난해 3분기(6317억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식기체척기·전기레인지·스타일러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3307억원, 영업이익 428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3분기 기준 매출액이 5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전 지역의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영업이익도 매출확대, 원가구조 개선, 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3.8% 증가했다.
TV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8662억원, 영업이익 31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성수기 효과와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지역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경쟁심화 등으로 지난해 같은 수준(3229억원)에는 못미쳤다.
1600억 손실…손실폭은 줄어
LG전자 "4분기엔 작년보다 개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이번에도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매출액은 1조52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5%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1612억원이 발생했다. 18분기째 적자행진이다. MC사업본부 입장에선 스마트폰 부품공급사인 LG이노텍을 이끌어주기는 커녕 LG이노텍이 벌어온 돈마저 까먹는 식이라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한가지 위안은 올해 2분기와 비교해 적자폭이 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2분기만 해도 MC사업본부 영업손실은 3000억원이 넘었지만 이번에는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면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2분기에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3분기 실적 악화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로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올해 4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3185억원 손실)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3401억원, 영업손실 601억원을 기록했고,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매출액 6987억원, 영업이익 668억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