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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아이폰·갤럭시가 충전기 빼는 이유

  • 2020.07.20(월) 17:07

아이폰12 기본구성에서 제외 예상
원가절감 더해 '완전한 무선' 새 흐름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던 제품들이 있죠. 바로 유선 이어폰과 충전 어댑터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당연한 제품 구성이 바뀔 전망입니다. 애플이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충전 어댑터와 유선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 또한 내년부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외신 및 업계 애플 전문가들은 올해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2의 제품 기본 구성에 유선 이어폰과 충전 어댑터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충전 어댑터 없이 USB-C 라이트닝 케이블만 제공하게 될 거랍니다. 다만 기존에 제공하던 고무 코팅 케이블을 대체해 내구성이 뛰어난 '브레이디드 케이블(Braided cable)'을 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앞으로 내놓을 스마트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 어댑터를 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언제부터 뺄지, 어댑터를 빼는 대신 무엇을 보완할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곧 방안을 확정해 내년부터는 시행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가 2~3달러 불과한데…
충전기만 빼도 이익 는다?

이 같은 변화 흐름을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옵니다. 가장 큰 배경은 '원가절감'입니다. 충전 어댑터 원가는 2~3달러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대략 3000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619만대, 애플은 1억9348만대입니다.

충전 어댑터를 기본 구성에서 빼는 것만으로도 삼성전자는 8886억원, 애플은 5804억원 가량을 아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이 지난해 IT·모바일(IM) 사업부문 영업이익(9조2700억원)의 9.6%나 되죠. 충전기를 빼는 것만으로도 연간 영업이익의 10% 정도를 아낄 수 있는 셈입니다.

애플 스마트폰 기본 구성품. /사진=폰아레나
아이폰 충전 어댑터가 제외될 경우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폰 충전용 브레이디드 케이블/자료=차저랩

또 충전기의 별도 구매를 촉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삼성과 애플은 현재 정품 충전기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분야에서도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애플은 아이폰12에 충전 어댑터를 넣지 않는 대신 기존 18W(와트) 보다 충전속도가 빠른 20W 초고속 충전기를 별도 판매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품가격 기준으로 애플의 18W 충전 어댑터 정가는 3만9000원이고, 삼성의 15W 충전기는 2만원대입니다. 삼성의 경우 차량용, 여행용 등 용도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지만 고속충전 기능이 더해지면 가격이 두 배 이상 뜁니다. 물론 충전 어댑터만으로 큰 매출 확대를 기대하는 어렵지만 약해져가는 사업적 수익성을 보완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죠.

집마다 남는 충전기 빼면
고사양 제품 가격인하 효과

이 같은 논의는 '충전기 포화'라는 전제에서 시작됐습니다. 스마트폰이 출시된 후 여러번 제품을 교체한 소비자들은 이미 집에 많은 충전 어댑터를 갖고 있습니다. 충전 어댑터도 스마트폰과 함께 바꿀 이유는 없으니, 충분히 충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이죠. 제조사들은 이같은 환경을 고려해 더 이상 충전 어댑터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이어폰을 갖고 있죠. 더 나아가 요즘은 무선이어폰을 사용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전세계 무선이어폰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본 구성에서 유선이어폰을 빼 무선이어폰 시장을 더욱 키우려는 의도도 있어보입니다.

이처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원가절감에 나선 것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함께 스마트폰에 고사양 기능이 더해지면서 부품 단가가 점점 올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다시 말해 고사양 제품의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뺄 수 있는 건 최대한 빼자는 전략이 적용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충전 어댑터가 필요한 소비자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달갑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달리 보면 소비자들은 이미 갖고 있는 충전 어댑터를 포기하는 대신,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고사양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일 수 있습니다.

'충전선 없는' 스마트폰
에어팟처럼 새 흐름 될까?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이라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바로 '진정한 무선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거죠.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 궈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2021년 아이폰 최상위 모델에 라이트닝 충전 단자를 제거하고, 충전과 동기화 등에 완벽한 무선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충전 단자는 유선 충전 혹은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데 활용하는데요. 이를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충전, 개인용컴퓨터(PC)와의 연결 등 현재 유선으로 이용하는 모든 기능을 '무선화'하겠다는 겁니다. 충전기를 없애는 것뿐 아니라 아예 충전단자를 없애고, 무선충전기를 기본 제품 구성에 포함하거나 판매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닌가요? 이는 애플이 2016년 아이폰의 이어폰 단자를 없앴을 때와 유사합니다. 애플은 '아이폰7'에서 처음으로 이어폰 단자를 없앴습니다. 스마트폰을 더 얇게 만들려는 것이었죠. 하지만 아이폰 이용자들은 당시 같이 출시된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사거나, 충전 단자에 젠더를 꽂아 기존 이어폰을 연결해 들어야 했습니다.

아이폰7 출시 영상 /동영상=애플 유튜브

처음에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솟구쳤습니다. 당시 애플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았죠. 하지만 아이폰7은 결국 성공했습니다. 애플은 2017년 1분기에만 아이폰7 2150만대를 팔아치웠습니다. 아이폰7 플러스 모델 역시 174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판매량 2위에 올랐죠. 두 제품의 판매량을 합하면 3890만대로, 당시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11%가 넘었습니다.

아이폰7이 좋은 반응을 얻자 다른 업체들도 이어폰 단자를 없애는 방식을 채택하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10'부터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며 시장 전반의 흐름을 바꿨죠.

아이폰12에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한 애플의 선택은 또 어떤 시장의 변화 흐름을 만들어 낼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미 답은 나와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애플의 움직임을 삼성전자가 벌써부터 따라하려 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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