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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바이오 품는 대기업들에 대한 씁쓸한 시선

  • 2022.05.27(금) 06:50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등 수익성 높은 분야에 초점
제약강국·글로벌 기업 성장 위해 '신약 개발' 도전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견소리, 즉대사불성(見小利 則大事不成)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 자하가 거보라는 고을을 다스릴 때 자하가 정사(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한 말이다. 작은 이익을 취하려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다. 

코로나 이후로 세계적으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올해 대기업들의 바이오산업 진출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인 '신약 개발'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두는 대기업들을 보면서 공자의 이 한 마디가 떠오른다.

롯데지주는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신규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롯데가 주목하는 바이오 분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근무했던 이원직 상무를 영입하고 앞서 지난 13일 미국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했고 향후 1조원을 들여 국내에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 '글로벌 상위 10 바이오 CDMO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 

CJ는 제약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던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한국콜마에 매각하면서 제약 사업에서 손을 떼고 바이오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인 '천랩(현 CJ바이오사이언스)'을 인수한 후 네덜란드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지분 76%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향후 공장 증설 등 투자를 통해 바타비아를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관련 기사: 롯데·현대중공업도 눈독…대기업들 "바이오를 향해 쏜다"]

기존에 CD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SK는 지난 2019년 설립한 SK팜테코를 통해 올해 초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인 CBM에 3억 50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하면서 글로벌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2월에 미국의 의약품 보관용기 제조회사 'SiO2 머티리얼스 사이언스(SiO2 Materials Science·SiO2)'에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하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독점 사업권을 확보,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 백신 등 의약품 보관 용기를 제조 및 공급하는 회사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코로나가 발발하기 이전에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은 지난 2020년 4617억 달러(약 547조 5762억원)에서 오는 2027년 7035억 달러(약 834조3510억원)로 연평균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진단 및 치료 솔루션 수요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은 2020년 5041억 달러(약 597조 8626억원)에서 2027년 9114억 달러(약 1080조9204억 원)로 연평균 7.7%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 영향으로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의 성장률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지난해 113억8000만 달러(14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203억 달러(약 2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넘어가는 추세이고 글로벌 바이오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국내 대기업들의 바이오 사업 진출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수익성이 좋은 바이오 분야만 좇는 분위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들이 신사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가 수익 창출이겠지만 산업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신약 개발'은 소외당하는 분위기여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전통 제약과 바이오벤처들이 이끌어왔다. 자금 부족과 숱한 규제 등 어려움 속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매출은 이제 1~2조원을 바라보는 수준이지만 글로벌 제약사 매출은 수십조원을 넘는다.

실제로 전 세계 매출 1위 제약사인 애브비는 지난 2020년 매출 590억 달러(약 75조원)를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류마티스 치료제 '휴미라'가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성장 중심에는 '글로벌 혁신 신약'이 있었다. 결국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바로 눈앞의 이익만 좇아서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더 큰 일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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