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가상자산(코인) 가격이 줄줄이 폭락한 '루나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으로 기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식 투자와 달리, 가상자산 시장에선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이른바 '코인판 공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쟁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비즈니스워치는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의 박신애 리스크매니지먼트본부 법무팀장을 만나 공시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대형 로펌에서 13년 동안 근무해온 박 팀장은 공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에 대해 유의미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통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시는 가장 효과적이고 또 중요한 투자자 보호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가상자산 공시에 대한 사항은 현재 제도화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크로스 앵글은 2018년부터 공식 플랫폼인 쟁글을 운영하면서 산업에 맞는 특성을 추출해 자체적인 공시 기준을 마련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올 들어 가상자산 가격이 줄줄이 폭락한 루나 사태를 거치면서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루나 사태 이후 정부와 업계 전반적으로 정보 제공을 통한 투자자 보호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걸로 보인다"며 "기존엔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 권리관계, 그리고 과세 이슈 등에 대해 논의를 주로 했다면 최근엔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관련 범죄 대응에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가상자산 공시는 주식 시장의 기업 공시와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보다 포괄적인 정보를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기업 공시는 상장 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가상자산 분야는 초창기 사업인 점이 다르고, 가상자산은 국경이 없고 기술에 기반해 기존 국내 주권 상장법인과 다른 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가상자산 공시는 기업 공시와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온체인 정보와 프로젝트 재무 요소 등 오프체인 정보를 모두 살펴볼 수 있어야 유의미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변호사는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시장에 비해서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투자 전후에 오프체인 영역에서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상세 정보나 공시 내용을 확인하시고, 온체인 영역에서도 발행량과 유통량을 비교하는 등 변동성을 확인함으로써 적시에 대처하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