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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진단]⑥특례상장 '우등생' 진매트릭스, 코로나 이후 전략은

  • 2023.03.24(금) 09:54

흑자 기록 특례상장 기업…코로나 때 빛난 저력
포스트 코로나 위해 제품 다각화·백신 개발 집중

기술평가특례나 성장성 추천 제도로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은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다. 그러나 상장 당시 제시한 목표를 실제로 달성한 기업은 많지 않다. 바이오 기업이 단기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허황된 목표치를 강조한 뒤 정작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례상장 제도 도입 18년째를 맞아 1세대 기술성장 바이오 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진매트릭스는 특례상장제도의 취지에 맞게 잘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상장 이후 자체 개발 진단기기 제품을 통해 연 매출 40억원 수준을 유지해왔다. 특히 코로나19 동안 국내 진단기기 업계의 저력을 보여주며 몸집을 키웠다. 현재 회사는 신약 개발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진매트릭스는 지난 2000년 12월에 설립한 분자진단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고해상도 유전형 분석 원천기술(RFMP)'을 앞세워 분자진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RFMP는 유전자 질량 차이를 측정해 DNA 변이 여부를 직접 진단하는 기술이다. DNA를 형광 분석해 간접 진단하는 기존 기술보다 민감도와 정확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특히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새로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해 단기간에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었다.

상장 당시 진매트릭스 매출 현황 및 구조. /그래픽=비즈워치

진매트릭스는 2009년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당시 특례상장 기업 중에는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RFMP를 기반으로 개발한 B형간염, C형간염, 자궁경부암, 선천성질환 등에 대한 유전자 분석법을 통해서다. 상장 직전 해인 2008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9억원, 5억원을 기록했다. 기술료 수익, 연구 용역 매출, 제품 매출 가운데 기술료 수익이 총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회사는 상장 이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정착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진매트릭스는 상장 2년 뒤 2011년 계열사 의료용 진단기기 기업 '에이치비아이'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2009년 35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2011년 1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 뚜렷한 매출 성장세는 크지 않았으나, 매출 구조를 기술료 수익에서 감염성 질환 진단 제품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40종 유전자형을 진단할 수 있는 '옴니플렉스', 7종의 성 매개 감염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네오플렉스' 등을 개발해 2019년부터 국내외에 제품을 출시했다. 또 2018년 신약개발센터를 신설하면서 백신 개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진매트릭스 실적 및 연구개발 투자 현황. / 그래픽=비즈워치

회사의 저력은 코로나19 시기에 빛났다. 팬데믹 초기 진단키트를 빠르게 개발해 수출의 물꼬를 튼 국내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매트릭스는 2020년 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별도 유전자증폭(PCR) 진단 제품을 개발한 뒤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허가,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2020년 매출은 전년보다 211% 증가한 15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다만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실적도 주춤하는 추세다. 주된 코로나19 검사 방식이 PCR에서 신속항원으로 바뀐 데다 진단기기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2021년 회사의 매출은 122억원으로 23%가량 줄었고 영업손실은 1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112억원, 영업손실은 15억원이었다.

진매트릭스는 코로나19 제품 외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팬데믹 기간 확보한 신규 유통망과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해 분자진단 제품을 해외 신출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매출 유형을 보면 비-코로나19(Non-COVID 19) 제품 매출이 35억원으로, 전년보다 63% 성장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성매개감염증, 호흡기질환, 소화기감염증 진단 제품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진매트릭스 측은 "코로나19 시기에 구축한 해외 유통망을 중심으로 올해에는 대리점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중동을 비롯해 유럽, 중국 등 시장을 목표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진매트릭스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 / 그래픽=비즈워치

또 진단 사업에서 나아가 백신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진단 사업에서 쌓은 풍부한 유동성을 앞세워 백신을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회사의 대표적인 백신 관련 파이프라인은 △A형간염 백신 후보물질 'GMAI-02'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MJI-01' 등이 있다.

회사에 따르면 GMAI-02은 지난해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1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있다. 내년 임상1상에 돌입해 최초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A형간염 백신을 내놓는 게 목표다. GMJI-01의 경우 전임상 전 단계로, 유효성을 확인한 바 있다. 회사는 2024년 일본뇌염백신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올해 안에 전임상을 마칠 계획이다.

항암 백신 개발에도 도전한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백신 후보물질 'GMT-PC02'가 주인공이다. 회사는 자궁경부암 바이러스 29종을 동시에 진단하는 시약을 시판 중이다.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궁경부암의 원인 단백질(E6/E7)을 발현하는 세포만 골라 죽이는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회사 측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의 자궁경부암 동물모델을 이용해 백신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지난해 국제특허를 출원했다"면서 "이밖에 향후 다양한 난치성 감염 질환 예방 백신과 항암 치료 백신 개발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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