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서비스형 배터리 사업인 ‘BaaS(Battery as a Service)’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자체 계열사나 외부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 생산 및 판매를 넘어 관리·수리·폐기·재활용 등 배터리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사업에 진출하는 모습인데요.
BaaS 시장은 아직 초창기라 성장률이 아직 제대로 예측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각 사업보고서에서 BaaS를 ‘중요한 신규사업’으로 적시한 만큼 신성장동력이 될 것은 분명하다는 게 업계 내 분석이에요.
오늘은 배터리 업계가 BaaS 사업을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서비스 배경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해요.
수익창출+친환경 ‘일석이조’
‘BaaS’는 ‘Battery as a service’의 약자로, 충전·수리·대여·재활용 등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를 관리하는 사업이에요. 사용자는 배터리 컨디션 체크와 충방전 이력데이터 관리 등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고, 기업들은 성능이 저하된 배터리를 재활용·재사용 함으로써 탄소저감 등 다양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배터리 기업들은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다양한 수익창출원을 모색하기 위해 해당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돼요.
전기차에 있어 배터리 성능은 곧 차량 수명과 직결됩니다. 전기자동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배터리가 차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따라서 전기차 소유주들은 배터리 상태를 파악해 제대로 관리할 필요가 있었으나 그간 이들이 손쉽게 이용할 만한 서비스가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었어요.
하지만 BaaS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에너지 연비와 탄소배출 절감량, 날씨에 따른 주행가능 거리 등 기존엔 알기 어려웠던 배터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배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이 정상 범주를 벗어나는 경우 이를 파악해 사용자에게 정비를 권유하고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죠.
LG엔솔, 렌터카·수입차로 서비스 저변 넓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B-라이프케어(B-Lifecare)’라는 명칭의 BaaS 사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말 베타서비스로 첫 선을 보인 B-라이프케어는 전기차 배터리 종합진단 서비스로, 배터리 데이터를 수집해 배터리 미래수명과 최적주행경로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현재 쉐보레 볼트 EV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등 10여개 차종에 B-라이프케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 4700여대의 차주들이 사용 중에 있습니다.
이용법은 간단합니다. 위 10여개 차종을 구입할 때 옵션 등을 통해 B-라이프케어 사용을 선택할 수 있고, 선택 시 배터리에 정보수집 장치가 부착돼 차량이 출고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이후 스마트폰으로 관련 앱을 내려받으면 배터리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요.
해당 차종의 차주가 출고 이후 B-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땐 관련 홈페이지 및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보수집 장치가 배송되는데 운전석 좌측 하단의 퓨즈 덮개를 제거하고 간단히 부착하면 된다고 해요.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10여개 차종 가운데 당사와 타사 배터리가 랜덤으로 장착되는 것도 있는데 그 경우에도 B-라이프케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부연합니다.
B-라이프케어의 상시 진단을 바탕으로 배터리 평가 인증서까지 발급해 배터리의 잔존 가치도 알 수 있어요. 이용자들은 차량별 최적의 맞춤 주행 가이드를 제공받아 배터리 열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평가 인증서를 바탕으로 중고차 거래 시 품질보증서로 활용해 거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죠.
최근엔 수입차 딜러사와 렌터카 업체들과 잇달아 업무협약 맺으며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31일 렌터카 업체인 래드캡투어와, 6월9일엔 수입차 공식 딜러 업체 7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정보수집 장치를 지원하고 렌터카·수입차 딜러 업체는 이용자들을 상대로 서비스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에요. 향후 BaaS 유료화 전환도 계획 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SK온 “상용화 앞두고 시스템 고도화 단계”
SK온도 BaaS를 신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요. 아직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진 않았으나 계열사와 적극적 협업을 통한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우선 SK렌터카를 이용하면 SK온의 BaaS를 이용해볼 수 있어요. SK온은 지난해 10월 SK렌터카, 차량 관리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마카롱팩토리와 손 잡고 ‘EV 내차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SK렌터카의 차량 종합 관리 솔루션 기기인 스마트링크를 통해 수집된 전기차 운행 정보를 SK온 BaaS 시스템을 통해 분석, 관련 정보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되는 서비스에요. 렌터카를 비롯해 배송·택시·버스 등 운송 사업 분야서 해당 서비스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시행됐어요.
SK온은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업인 SK시그넷과도 배터리 진단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전기차 차주가 SK시그넷의 급속충전기로 충전을 하면 SK온 BaaS를 통해 배터리 정보를 실시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현재 SK온은 BaaS 사업을 위해 기본적인 차량 및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축적, 향후 자체 개발한 BaaS 인공지능 플랫폼과 배터리 진단 기술 등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에요.
SK온 관계자는 “국내 규제 장벽 등 사업을 펼치기에 현실적 한계가 없진 않으나, 당사는 시장이 본격화할 경우를 대비해 배터리 관련 데이터 측정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있다”며 “BaaS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데이터 분석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반 시스템의 디지털화가 필수여서 전략 역시 이러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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