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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나 홀로 '수주 절벽'…일시적? 고착화?

  • 2024.05.28(화) 06:50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상선 쪽 수주실적 부진 '눈길'
주인 바뀌면서 임원 대거 이탈…업 특성 간과 지적

국내 조선 빅3 중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수주 낭보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나 홀로 수주 절벽에 부딪히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해 주인이 바뀌면서 영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대우조선해양 출신 임원들이 대거 이탈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상호 신뢰가 중요한 조선·해운 산업 특성상 수주 파트너들과 수십 년을 소통해온 영업 담당 임원 교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수주 부진에 실적도 불안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올해 총 17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카타르 2차 발주 물량을 제외하면 5척뿐이며, 특수선을 제외하면 대규모 프로젝트 소식도 들리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100척에 가까운 선박을 수주한 HD한국조선해양과 비교적 순항 중인 삼성중공업과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HD한국조선해양은 무려 98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총 113억 달러 규모로 연간 수주 목표 135억 달러의 84%를 채웠다. 삼성중공업 또한 연간 수주 목표 97억 달러 중 39%를 달성했다. 카타르 2차 발주 물량을 제외하면 다소 부족하지만, 모잠비크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프로젝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수주 규모는 매출의 절반 수준인 35억 달러에 머물렀다. 수주 부진에 2025~2026년 매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양과 특수선 사업은 호흡이 길어 단기 매출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상선 사업에서 수주 감소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래픽=비즈워치.

대우조선 출신 임원 대거 이탈… 영업 신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해 한화로 주인이 바뀌면서 수주 영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대거 교체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 인수되기 전 대우조선해양의 임원 수는 기존 47명으로 이 가운데 현재까지 잔류한 임원은 1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의 77%인 36명의 임원이 회사를 떠났고 새 임원으로 채워지면서 지난 1분기 현재 한화오션 임원은 총 58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지속되는 수주 부진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약화된 영업 경쟁력에서 기인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실제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후 생산, 설계, 연구 직종의 엔지니어 출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우맨'들이 회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상선 분야에서는 명실상부 2위를 지속해왔지만 주인이 바뀐 후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한화는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생산 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관련 임원보다는 기존 영업 담당자들의 중요성이 컸다"며 "유수의 로펌과 컨설팅사를 통해 산업을 잘 이해했다고 판단했겠지만, 정작 조선·해운 산업의 현장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 (수주 절벽의) 화근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B업계 관계자도 "상선 수주는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영업망 등이 중요한데 한화로 인수된 이후 예정됐던 물량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타사 대비 수주 속도가 지연됐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지난해 5월 한화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수주 전략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여전히 적정 수주 잔고를 갖고 있다"며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그동안 한국 조선소들이 하지 않았던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조선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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