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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항공사 시대]③'메가 LCC에 1위 위태' 제주항공의 묘책은

  • 2024.12.10(화) 15:47

모회사 합병에 LCC시장까지 대변화
통합 LCC 노선 조정…신규 매출 기회로
새 판 짜는 LCC시장, M&A 가능성↑

그래픽=비즈워치

오는 11일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회사가 된다. 두 회사의 합병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두 항공사가 합쳐지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도 하나의 메가 LCC로 몸집을 불리게 된다.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으로서는 막강한 경쟁자를 맞게 되는 셈이다.

1위 바뀌는 LCC…3사 경쟁구도 재편 가닥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계열의 LCC 진에어는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할 예정이다. 

통합 LCC는 단숨에 국내 LCC 1위 제주항공을 넘어 업계 왕좌 자리를 꿰찰 것으로 관측된다. 

3사가 보유한 항공기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총 58대로, 제주항공(42대)을 앞선다. 매출로 보면 격차는 더욱 크다. 지난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총 2조4785억원인데, 이는 제주항공(1조7240억원)보다 70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제선 기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가 운송한 여객 수는 1058만명이다. 이는 1위인 제주항공(714만명)과 2위 티웨이항공(544만명)의 수송 실적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같은 기간 여객 기준 점유율로 보면 제주항공이 23.71%인 반면 3사 합산 점유율 42%에 달한다.

현재 국내 LCC는 3개사 외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파라타항공 등 총 9곳이다. 통합 LCC가 출범하면 국내 LCC업계는 사실상 제주항공, 티웨이항공과 더불어 3사 경쟁 구도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 LCC 노선 조정 불가피… 경쟁사엔 새 기회 

사진=대한항공

통합 LCC 탄생으로 현재 LCC 경쟁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은 분명하다. 다만 통합 LCC의 노선이 중국, 일본, 동남아, 국내선 등 다수 겹치는 만큼 노선 포트폴리오 조정이 변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11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주인수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맞춰 인수합병을 최종 승인하게 된다. 공정위는 이날을 기준으로 90일 이내에 이행감독위원회를 열고 기존 승인조건들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에서 중복 노선에 대한 재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결합 후 특정 노선에 대한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경쟁 제한성에 걸려 공정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노선 조정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LCC 3개사 등 총 5개 항공사의 합산 점유율 근거로 독과점 여부를 판단해 이뤄진다. 주요 재배분 대상 노선은 중국, 일본, 동남아, 괌, 시드니, 국내선이다. 앞서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시 독점노선이 되는 40개 노선에서 경쟁제한을 해소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중 서울~베이징·상하이·창사·텐진 노선과 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 노선, 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 노선 등은 한국 공정위와 중국, 일본 경쟁당국 모두 경쟁 제한이 큰 노선으로 판단한 바 있어 조정이 불가피하다. 

통합 LCC가 가진 중복 노선이 재배분되면 통합 LCC의 중단거리 시장점유율은 현재 합산치보다는 하락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노선 재배분은 통합 LCC 외 항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제주항공에게는 더욱 그렇다. 양대 항공사 기업결합 과정에서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은 티웨이항공과 미주 5개 노선 운항 지원을 약속받은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유럽과 미주 노선 진출 기회를 얻어내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점 노선에 신규 항공사가 진입하면 소비자는 즉각적인 운임 인하라는 이득을 볼 수 있다. 예컨대 인천~발리 노선이 그렇다. 국토부는 올해 2월 그동안 대한항공이 독점 운영하던 인천~발리 노선을 인도네시아와 운수권 협정을 통해 LCC들이 발리에 취항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만 운항했을 때 100만원이 훌쩍 넘던 왕복 운임은 60~70만원의 실질 운임이 형성되며 약 30~50% 운임이 낮아지는 효과를 봤다. 

항공사 M&A 소식 들릴까

업계에서는 통합 LCC를 견제한 그 외 항공사간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사진=제주항공

먼저 제주항공은 또다른 항공사를 인수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지난 7월 김이배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사모펀드(PEF)가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는 언젠가 매각 대상이 된다”며 “인수합병(M&A)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LCC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다. 제주항공은 2019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의 행보도 주목된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올 7월과 10월 총 2300억원을 투자해 티웨이항공(지분 26.77%)과 에어프레미아(지분 11.6%)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30.05%)의 지분율 차이는 약 3.3%포인트에 불과하다.

또 사모펀드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사들이며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 11%에 대해서도 내년 6월 매입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확보해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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