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 주식회사가 미국과 일본 증시 상장을 통해 1조원 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키로 하면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 서비스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상장을 통한 라인의 기업가치가 당초 예상보다 절반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조달 자금으로 적극적 인수합병(M&A)과 인재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 서비스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어서다.
◇ 라인 '몸값' 2년 전보다 절반으로
네이버의 라인이 상장 계획을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였다. 라인 지분 100%를 보유한 네이버는 상장설이 끊이지 않자 그해 7월 조회공시를 통해 "일본 및 미국에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동경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시장에서는 라인의 '몸값'을 1조엔(한화 11조원) 가량으로 예상했다. 라인은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모바일 게임과 스티커 등으로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할 성장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 외 시장, 특히 규모가 큰 북미와 유럽에선 페이스북의 '왓츠앱' 등에 밀려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이번에 라인이 미국과 일본 증시에 상장하면 시가총액은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년 전 나왔던 전망치나 최근 증권가 예상치(10조~15조원)에 비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상장을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유망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과 인재 확보에 박차, 서비스를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성장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라인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1조원으로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1721억원)을 비롯해 시설자금(1312억원)과 운영자금(2700억원) 및 기타(4852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동남아 지역부터 공략할 전망
라인은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아시아 4개국(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 집중해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라인은 최근 태국 등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라인은 지난 4월 태국 BTS그룹과 자본제휴를 통해 합작법인 '래빗 라인페이'를 설립하고 결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BTS그룹은 태국에서 대중교통 및 4000개 이상 가맹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충전식 선불 카드인 ‘래빗(Rabbit)카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라인의 자체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라인은 태국 콘텐츠 제작자들과 협력을 통해 동영상 플랫폼 ‘라인TV’의 콘텐츠를 확대, 현지 지상파 TV보다 영향력이 강한 서비스로 키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인은 태국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가져다 다른 국가 서비스에도 적용한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 네이버 라인은 지난 5월 태국 방콕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지화된 신규 배달 서비스인 '라인맨'을 처음 소개했다. |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도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계기로 유망 기업들을 '폭풍 흡입'하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작년 5월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 운영업체 록앤올을 642억원에 인수했으며, 글로벌 메신저 사업을 키우기 위해 미국의 패스(Path)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와 '패스톡(Path Talk)'의 자산을 263억원에 사들였다. 올해 들어선 무려 1조9000억원에 달하는 '통 큰' 베팅을 통해 국내 1위 음악서비스 '멜론' 운영사 로엔을 인수하기도 했다.
라인 역시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회사인 네이버가 검색포털로 성공 사례를 만들었듯이 라인도 메신저 서비스를 기반으로 뉴스와 결제, 동영상 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넓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할 앱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라인 상장과 관련해 "라인이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 거대한 자본과 브랜드를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더욱 기민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