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인수합병(M&A) 시장이 본격화한다. 하이자산운용의 구체적인 입찰 일정이 시작되면서 금융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 계열사 확보에 나선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운용사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들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 하이자산운용, 첫 매물로 등장
18일 DGB금융에 따르면 이날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 매각 자문사인 딜로이트안진이 주요 인수후보자들을 상대로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앞서 딜로이트안진은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고, 이 중 관심있는 곳들이 입찰에 응찰했다.
매각은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며 이달 말까지 2~3곳을 적격 후보군으로 선정한다. 후보군을 대상으로 실사와 예비입찰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도 함께 인수했다. 하지만 이미 지주 내에 DGB자산운용이 있어 중복되는 운용사와 선물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두 회사 패키지 매각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에 따라 분리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각가는 12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 중소형 운용사 지각변동할까
이번 입찰에는 최근 지주사로 전환하고 금융 계열사의 M&A에 적극 나선 우리금융지주가 참여하며 불을 지폈다. 우리금융지주는 함께 매물로 나온 동양자산운용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선 하이자산운용 입찰에 참여했다.
운용자산(AUM) 규모 확대 효과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참여도 기대된다. 18일 기준 하이자산운용의 AUM은 11조6500억원으로 업계 21위다. 15위~30위 사이 운용사 AUM이 10~20조대원에 머물러 있는 만큼 M&A에 따라 순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특히 하이자산운용은 대체 투자에 강점이 있고 대체·특별자산 비중이 높아 종합자산운용사로서 모델을 다각화하고자 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관심이 크다. 키움증권도 기존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함께 대체 투자 부문을 보강할 수 있는 하이자산운용 입찰을 결정했다.
이밖에도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도 시장 매물로 나와 있어 중소형사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각각 업계 12위(21조1331억원), 29위(7조9173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