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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역전에 'R' 공포…증시 "나 떨고 있니"

  • 2019.08.16(금) 09:11

장단기 금리 역전 후 침체 '학습효과'
시차 있어 아직은 안심…대비는 해야

미국의 금리 역전으로 글로벌 증시에 리세션(Recession), 이른바 'R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증시도 과거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 후 나타났던 경기 침체를 상기하며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금리 역전이 실물 경기 부진에 기인하는 만큼 장기금리가 상승하기 전까지는 약세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역전과 실제 침체가 발생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美 2-10년 국채 금리 역전…침체 신호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동반 급락하며 역전됐다. 대개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일수록 단기 채권보다 금리가 높아야 하지만 더 낮아진 것이다.

앞서 지난 3월에도 10년물과 3년물 간의 금리가 역전됐지만 10년물과 2년물은 경기 침체의 가장 보편적인 선행 잣대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실제 향후 1년 내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은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인 31%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1978년 이후 미국 장단기 금리가 역전했던 5번 모두 어김없이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미국뿐 아니라 독일 등 유럽에서도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SK증권은 "수익률 곡선 변화를 보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머지않아 도래할 경기침체 신호임은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도 "금리 역전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이른바 R의 공포가 상당 기간 걸쳐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시차 존재하고 환경 달라…과도한 우려 자제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역전과 실제 경기 침체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장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과거와 여건이 다르다는 점도 주목한다. 과거보다 인플레 압력이 낮고 버블 징후도 미약해 반작용 또한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하를 비롯 부양이 강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SK증권은 "대개 금리 역전 후 1년 반~2년 후 경기 침체가 발생돼 주식시장 역시 바로 약세장으로 전환하진 않았다"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당장 주식투자 비중을 과도하게 낮출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도 "장단기 금리 역전과 증시 고점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존재했고 기간은 매번 달랐다"며 "오히려 통화완화나 정책 부양을 통해 환골 탈태의 상승 랠리를 견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키움증권은 "각국 중앙은행 총재가 참여하는 잭슨홀 미팅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미국의 양호한 소비와 고용지표를 감안하면 경기 침체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며 미국 증시가 3차례 급락을 경험했지만 매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와 연준의 친시장 정책이 매번 시장을 안정시킬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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