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합금융투자회사(IB)의 해외 계열사에 대한 대출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는 대형 IB를 중심으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IB 중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11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3조2000억원대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상반기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은 689억원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현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지난달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자본시장특위 심포지엄에 참석해 "해외 법인에 대한 신용 공여를 더 허용해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자본시장법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지분 30% 이상을 가진 해외 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IB가 해외 비즈니스를 하려면 현지에서 자금 조달을 해야 자기 자본을 키워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국내 증권회사 인지도와 신뢰도, 네트워크 등의 한계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업계는 해외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른 IB는 더 상황이 좋지 않다. NH투자증권 6개 해외법인과 한국투자증권의 6개 해외법인 전체 자기자본은 각각 5000억원대다. 또 KB증권은 2000억원대,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1000억원대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비즈니스가 이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업계의 규제 애로사항을 검토해 전날 규제혁신과제 33건에 IB의 해외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을 포함해 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권사 해외 계열사에 대한 대출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 입법을 통한 해결에 적극 노력하겠단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신용공여 허용으로 IB의 해외 진출과 해외 사업 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다양한 글로벌 IB 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증권사 해외법인이 더 활발한 영업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