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대대적 연금제도 개편안 마련…운용업계는 '시큰둥'

  • 2019.11.14(목) 16:24

인구정책 TF, 퇴직연금제도 의무화 추진
관련법 개정안 15건 국회 내 계속 계류
운용업계 "법안 통과 이후 세부 논의 중요"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퇴직연금 제도 개선안을 내놨지만 자산운용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 문제를 열거한 수준에 그치고 관련 법안이 상당수 계류 상태로 앞으로의 세부 논의에 제도 성공의 여부가 달렸다는 평가다. 정부는 일단 큰 틀에서 정책 방향을 정한 만큼 여러 논의를 거쳐 관련법 개정안 통과에 집중할 계획이다.

범부처 차원의 퇴직연금제도 개편안 마련

지난 13일 정부는 노후대비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퇴직연금제도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가 해당 정책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일정액을 금융기관에 적립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이를 받아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2005년 도입됐다. 기업이 관련 재원을 자체 관리하는 퇴직금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7년 말 전체 퇴직연금 가입대상 근로자 중 실제 가입자 비중은 50.2%다. 이를 점진적으로 100%까지 늘리겠다는 것.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40%에도 못 미치면서 민간 연금 재원 확보가 시급해졌다.

인구정책 TF는 영세중소기업에 퇴직연금 기금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DB)형 재원을 하나의 기금으로 만들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살려 운용 부담을 덜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밖에 서비스 수준과 수익률 성과 등에 따라 수수료가 산정되도록 퇴직연금 사업자 수수료 산정체계 개선에도 나선다. 디폴트옵션을 도입하고 퇴직연금 사업자 운용 책임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기자본 투자도 유도하겠다는 방침도 담았다.

세제 혜택도 포함했다. 퇴직급여를 장기 연금 형식으로 수령하면 소득세율을 기존 70%에서 60%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50세 이상 장년층 개인연금(IRP) 세액공제 한도도 현재 최대 700만원 수준에서 900만원으로 200만원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에 정부가 화답하는 모양새다. 당시 자본시장특위는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옵션 도입을 골자로 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거창하지만 알맹이 없다" 비판도

이번 발표를 반기는 곳은 자산운용업계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90조원으로 거대 적립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 회의적인 반응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구정책 TF 발표는 기존 정책 내용을 하나로 묶어 발표한 것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결국 국회 계류 중인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가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해당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 14일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제출된 관련법 개정안은 총 16건이다. 정부 정책 을 포함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 안을 포함해 모두 15건이 계류 중이다.

다른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제도는 향후에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적정 상품에 원리금 보장상품이 포함되면 연금 재원을 자본시장으로 끌어오기 어렵게 된다"며 "큰 틀의 합의도 중요하지만 구체적 시행령 제정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일단 범부처 차원에서 합의를 이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는 실행 자체에 무게를 두겠다는 말이다. 인구정책 TF는 퇴직연금 관련 정책 외에도 다양한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퇴직연금 관련 법안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노동위원회 내 계류 법안이 많아 개정안이 언제 통과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