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0년간 증권업계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롤 모델로 증권업 비즈니스 확장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 힘써왔다. 올해는 IB 중심의 수익 변화와 핀테크와 결합한 신사업으로 노력이 가시화된 해였다. 증권업계의 큰 변화를 주요 키워드 이동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수수료 0원 시대 도래와 함께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증권회사가 수수료 이익으로 큰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내 증시에 투자자 이목을 끌 만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증권회사들은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해외주식 거래 늘며 수탁수수료 증가세
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주식 예탁 잔고는 지난 10월 말 기준 총 134억달러로 전년 103억달러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결제 금액은 올해부터 10월 말까지 누적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규모를 상회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회전율은 2018년 334.4%에서 2019년 343.2%로 추정된다"며 "개인의 해외주식 거래 증가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증권회사 수탁 수수료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주식 수탁 수수료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수익의 67%를 이미 달성했다.
◇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 나선 증권사들
증권업계는 해외주식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일차적으로는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국가 수를 확대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은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를 30개국 이상 운영 중이다.
각종 편의 서비스를 늘려 고객 확보에도 나섰다. 해외주식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재의 기회를 잡기 위해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 KB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이 해외주식을 환전 없이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원화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간편 서비스도 선보였다. 1주 단위로 거래되는 기존 방식에서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 방식을 적용해 소액으로도 다양한 종목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월 일정 금액의 해외 주식을 자동으로 매수할 수 있는 적립식 서비스를 운영해 직접 투자로 적립식 펀드 투자의 장점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원하는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 매도까지 진행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주식 거래 시간을 정규장 전 90분, 장 마감 후 60분을 각각 연장해 고객들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각 증권회사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투자 세미나에서도 해외 주식을 주제로 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서 답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증권업계도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쟁이 지금보다 과열될 경우 추가적인 수익 증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