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위드코로나가 가시화하면서 이달 들어 일제히 미끄럼을 탔다.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따른 수혜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당장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 같이 떨어졌지만…홀로 웃은 삼바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전일 대비 1.76% 내린 2596.98로 마감했다. 고점이던 지난 8월 말 3384.13과 비교하면 23% 넘게 급락했고, 이달에만 12% 하락했다.
다만 대기업 계열의 대표적인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 흐름은 확연히 달랐다. 삼성바이오는 금세 분위기를 반전한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일 78만3000원까지 밀렸지만 25일 87만7000원을 회복하면서 최근 10% 넘게 상승했다. 지난 8월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있지만 다른 바이오주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몇달 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27만3500으로 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25일 21만5000원까지 밀리면서 이달에만 20%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초 고점과 비교하면 35% 이상 빠졌다.
공장 풀가동 삼바 실적 '청신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양호한 실적 전망 덕분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매출은 4201억원, 영업이익은 151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167%나 늘어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 대비로도 각각 4%와 17% 많다.
3분기 실적 호조는 높은 공장가동률과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현재 1·2·3공장의 가동률이 모두 100%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여기에 더해 분기 평균 환율이 전분기보다 3%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더 좋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 소식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지난 2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모더나 백신에 대해 부스터샷 접종을 허가하면서 모더나 백신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모더나 백신의 시제품 생산을 마무리하고 본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스터샷 접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장가동률이 100%에 도달하면서 추가 수주가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고객사의 생산 요청이 이어지면서 예비 설비도 총동원할 전망"이라며 "내부 효율성 개선이 함께 이뤄지면서 내년 매출 성장율이 14%에서 25%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모더나 백신 생산에 따른 추가 매출 반영이 기대된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질 예정인 4공장 가동도 하반기부터 예정된 만큼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장밋빛 전망에 따라 목표가도 줄줄이 높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기존 102만원이던 목표가를 110만원으로 상향했고, 신한금융투자는 현 주가보다 15%가량 높은 100만원을 제시했다.
SK바사, 노바백스 악재에도 희망은 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어스의 3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하기로 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 신청이 4분기로 지연된 탓이다.
당초 노바백스는 올초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친 뒤 1분기에 미국과 유럽 등에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계획했다. 그런데 이 계획이 3분기로 미뤄진데 이어 재차 4분기로 연기되면서 지금까지 신청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 사이 백신접종 확대와 함께 백신이 아닌 치료제가 코로나19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면서 노바백스에 대한 기대감은 더 떨어졌다.
당초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던 연매출 전망치도 내려갔다. 허혜민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8800억원, 내년에는 818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GBP-510)의 가치와 공장 증설까지 제외하면 목표주가가 14만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GBP-510의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고 증설에도 큰 문제가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 예정인 노바백스 백신이 4분기 유럽 승인을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 GBP-510 임상 3상 결과 발표 및 승인 등이 기대되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은 양호하다"라고 설명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고객사의 발주가 이어지면서 내년 공장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4년 완공 예정인 공장 증설도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향후 실적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