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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오스템임플란트, 500억원 전환사채 향방은

  • 2022.01.21(금) 07:00

주식 전환해 차익실현해야 가치 있는 이자율 '제로' 채권
최규옥 회장 '지배력 확대' 기회 콜옵션 행사여부 불투명
거래정지 풀려도 주가 부진하면 회사가 빚 떠안아야

주식거래가 재개될 것이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들어가 상장폐지까지 갈 것이냐 기로에 서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오는 24일까지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이 시점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바로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 2020년 10월에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예요. 

▷관련공시: 오스템임플란트 2020년 10월 27일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발행결정)

당시 오스템임플란트는 한양증권, 투자전문회사 등 22곳을 대상으로 5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어요. 전환사채란 채권자가 채권 발행회사로부터 이자를 받으면서 추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채권인데요. 

채권의 주인이 증권사와 투자전문회사이니 일반주주와 별 상관없는 내용이라 생각할 수 있어요. 다만 횡령·배임 사건으로 거래정지가 되면서 앞으로 이 전환사채의 향방이 회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라면 당연히 주주들도 알아야 하는 내용이겠죠.

이자율 0%, 무조건 주식전환 

=그래픽/유상연 기자

먼저 이 전환사채의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공시에서 [1. 사채의 종류]를 보면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라고 적혀있죠. 채권 소유자의 이름을 적지 않고 보증 없이(담보가 없이) 50인 이하의 특정 누군가에게 발행한 전환사채라는 뜻이에요. 

전환사채의 액수는 500억원. 사채의 이자율은 0%예요. 표면이자율(연간 지급할 이자율을 3개월마다 나눠서 주는 것), 만기이자율(채권 만기 때 연복리로 계산한 이자, 지급한 표면이자는 빼고 줌) 모두 0%죠.

채권자가 오스템임플란트에 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는 것은 추후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믿고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돈을 빌려줬다는 의미예요. 주식전환을 하지 않으면 애초에 의미가 없는 전환사채인 것이죠.

주식으로 전환할 때 가격은 1주당 3만8736원. 예를 들어 1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가지고 있다면 전환 가능한 주식은 2581주(1억원÷3만8736원=2581.58)라는 의미. 참고로 1주 미만은 현금으로 지급해요.

전환사채 발행 당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3만원 후반대를 오고갔는데요. 이를 반영해 전환가격을 결정한 것이죠. 

최규옥 회장의 지배력 강화 수단?

전환사채는 규모나 전환가격도 중요하지만 사채에 붙어있는 각종 옵션을 잘 살펴봐야 해요. 오스템임플란트가 발행한 500억원 전환사채에는 풋옵션과 콜옵션이 모두 붙어있어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은 채권자가 채권을 발행한 회사에게 당장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반대로 콜옵션(매도청구권)은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채권자에게 돈을 갚을 테니 채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예요. 

눈에 띄는 것은 콜옵션. 공시에서 콜옵션에 대한 세부내용을 보면 '발행회사가 지정하는 자(제3자)가 최대 200억원(전환사채 발행금액의 40%)규모의 콜옵션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이때 회사가 지정하는 자는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자'인데요.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는 바로 최규옥 회장(지분율 20.61%, 2,943,718주)이죠. 즉 최규옥 회장이 전환사채 콜옵션을 행사해 최대 200억원어치 전환사채를 사들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최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해 확보하는 전환사채는 추후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으로 바꿀 수 있어요. 앞서 전환가격이 1주당 3만8736원이라고 했죠. 

거래정지 전 오스템임플란트 주가(14만2700원)와 비교(거래정지 전 주가 수준이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최 회장은 시세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지분(3.6%, 51만6315주)을 추가 확보할 수 있고 보유주식은 물론 지분율도 늘릴 수 있는 것이죠. 

이 전환사채가 '최대주주 지분율 늘리기용'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몇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 전환사채 발행당시 최 회장의 지분율이 20%였는데, 전환사채로 발행할 신주의 40%(발행금액 500억원중 200억원어치)를 최 회장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 

두 번째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당시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500억원을 운영자금에 쓰겠다고 밝혔지만, 당시 재무제표 상(2020년 9월 분기보고서) 회사가 쥐고 있는 현금은 1227억원(별도재무제표 기준)가량. 즉, 돈이 부족해서 채권을 발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자율을 꼽을 수 있어요. 전환사채의 이자율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 모두 0%예요. 주식전환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하지만 최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최소 1%에서 최대 2.432%의 이자율이 붙어요. 이 말은 최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해야 채권자인 증권사와 투자전문회사도 이자 수입을 얻을 수 있게끔 계약을 했다는 뜻이죠.  
 
이도저도 못하게 된 콜옵션

문제는 재무팀 직원의 횡령·배임으로 회사가 거래정지라는 역대급 위기를 맞았다는 것. 이 때문에 채권자인 증권사와 투자전문회사,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최규옥 회장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어요.

먼저 최 회장의 콜옵션을 살펴볼까요. 콜옵션 행사 기간은 2021년 10월 29일부터 2023년 3월 29일까지. 이미 콜옵션 행사구간에 접어든 상황. 하지만 아직 최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했다는 공시는 올라오지 않았는데요. 

지난 3일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은 거래정지에 들어갔고 횡령·배임액수가 기존 1880억원에서 2215억원으로 더 늘어났어요. 이 때문에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받은 주식담보대출 문제까지 직면해있는 최 회장이 추가자금을 들여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겠죠. (관련기사 1월 22일자 [공시줍줍]빨간불 켜진 최규옥 오스템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참고)

최 회장 입장에서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해지지 않고 하루빨리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정지가 풀리는 게 좋은데요. 최 회장의 콜옵션 행사기간은 2023년 3월 29일에 끝나요. 만약 오스템임플란트가 오는 24일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해지면 회사는 15일 내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회사가 계획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20일내에 심사를 해요. 대체적으로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는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쪽으로 정해지는데요. 

개선기간은 최대 1년까지 부여가 가능한데 만약 1년을 부여받으면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정지기간은 대략 2023년 4월까지 갈 수 있어요. 개선기간이 끝나고 회사는 15일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하고 다시 20일 내에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가 이루어지기 때문. 이렇게 되면 최 회장은 콜옵션 행사 기간을 놓칠 가능성이 있겠죠.

=그래픽/유상연 기자

거래 재개 타이밍이 전환사채 향방 결정

한편 전환사채 채권자인 증권사와 투자전문회사 22곳은 올해 10월 29일부터 주식전환이 가능한데요. 이 역시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상장유지 판정을 받느냐, 또는 개선기간을 부여받거나 곧장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만약 상장폐지 또는 장기간 개선기간을 부여(=거래정지 지속 의미)받는다면 채권자들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도 당장 거래할 수 없기 때문에 주식전환이 어려워요. 

다만 채권자에게는 또 하나의 카드가 있는데요. 바로 풋옵션. 채권자는 2023년 4월 29일부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요. 오스템임플란트에 당장 원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이자는 전혀 없고 원금만 받을 수 있어요. 몇 년 간 돈만 빌려주고 실익은 전혀 챙기지 못하는 것이죠.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만기일(2025년 10월 29일)까지 기다린다 해도 채권자는 이자 한 푼 없이 원금만 받을 수 있어요. 만기이자율을 0%로 설정한 계약조건 때문이죠. 

다만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정해지더라도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은 이후 거래소로부터 상장유지 결정을 받으면 채권 만기 전에 주식거래가 재개되고, 따라서 채권자들의 주식전환이 가능해요. 

거래정지가 풀린 직후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가 어느 정도 선에서 출발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전환가격(3만8736원)보다 주가가 높으면 채권자가 주식전환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500억원 빚, 회사가 떠안을까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개선기간을 1년 부여받은 이후에도 상장유지 결정이 아닌, 상장폐지 결정을 받는 상황. 이때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사로 넘어가서 다시 1년의 개선기간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개선기간이 최장 2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정지 상황이 2024년 중순까지 길어진다는 점을 의미해요. 

이때는 장기간 주식전환도 못하고 이자도 받을 수 없는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이나 돌려달라고 오스템임플란트에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 

이렇게 되면 오스템임플란트 입장에서는 최규옥 회장의 콜옵션 행사 또는 채권자의 주식전환으로 털어버릴 수 있는 채권 500억원을 직접 되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500억원 전환사채가 최규옥 회장의 지분율 늘리기용이라고 전제한다면 회사가 500억원 채무를 전부 떠안기 보단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기한 내에 일정수준의 콜옵션을 행사해 부담을 같이 떠안는 것이 더 책임성 있는 행동이겠죠. 

다만 앞서 살펴본 대로 최 회장은 현재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고 거래정지로 인해 받아놓은 대출 역시 당장 갚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따라서 전환사채를 되살 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는 점. 

<추가 포인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최대주주에게 부여하는 콜옵션 한도를 지분율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어요. 따라서 지난해 12월부터 발행하는 전환사채에 콜옵션이 붙어 있을 경우 최대주주는 채권발행 직전 지분율 이상으로 콜옵션을 행사할 수 없어요. 오스템임플란트는 규정이 바뀌기 전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따라서 최 회장의 지분율(20%) 이상으로 콜옵션(전환사채 발행액의 40%)을 행사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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