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진행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종목 정기 변경에서 SK텔레콤의 편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 가능 주식 비중이 줄어들면서 MSCI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SK텔레콤은 앞선 정기 변경에서도 같은 사유로 제외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지수 편출은 일반적인 편출 사례와 다르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양호한 실적을 내는 등 회사의 기초체력 자체는 우수하기 때문에 편출 이후 단기간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SKT 편출 '거의 확실'…카카오페이 편입은 희박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오전 MSCI 분기 리뷰 결과가 발표된다. 발표 결과에 따른 종목 교체(리밸런싱) 적용일은 오는 31일이다.
MSCI는 매년 2월과 8월 분기 리뷰, 5월과 11월 반기 리뷰를 시행하면서 4차례 지수 정기 종목 교체를 진행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정기 변경에서 SK텔레콤의 편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외국인의 추가 투자 여력 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MSCI는 SK텔레콤과 한국전력 등 외국인의 투자가 제한된 기간산업 종목의 외국인 추가 투자 여력 비율을 모니터링한다. 이 비율이 3.75%를 밑돌면 지수에서 제외한다.
MSCI는 지난달 마지막 10거래일을 지수 심사일로 삼는다. NH투자증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SK텔레콤의 외국인 추가 투자 여력 비율은 3.75%에 계속 못 미쳤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반기 리뷰에서 SK텔레콤의 외국인 추가 투자 여력 비율은 심사기간 10일중 8일간 기준치를 하회했지만 최종 결과는 잔류였다"며 "이번에는 전체 심사 대상 기간에 걸쳐 기준치를 하회해 지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는 카카오페이가 거론된다. 분기 리뷰에서 MSCI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을 넘겨야 하는데, 카카오페이는 일단 시가총액 기준은 충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동 시가총액에 대해 증권사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편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동 시가총액 기준은 유동비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유동비율이 15%를 넘을 경우 심사일 중 기준치를 상회한 날이 존재해 편입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유동비율이 15%를 넘지 않을 경우 기준치를 모두 하회해 편입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MSCI 지수 제외는 오히려 기회?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MSCI지수 종목 제외는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자체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외국인 수급 부족을 이유로 지수에서 편출되기 때문에 단기 하락 후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의 지난 2분기 실적은 우수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4조2899억원, 영업이익은 16% 늘어난 2581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관련기사:SKT, 통신·신사업 고른 성장에 영업익 '펄쩍'(8월9일)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SCI 편출 이슈는 주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지속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미디어·엔터프라이즈·구독서비스 부문의 고성장 등 투자 포인트가 주목 받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수 편출 발표일과 리밸런싱일에는 공매도 상환을 위한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 대량으로 나타나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기 때문에 이후 주식을 되갚기 위한 숏 커버링을 해야 한다. 공매도와 다르게 숏 커버링은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허율 연구원은 "편출이 발표되면 헤지펀드의 공매도 청산으로 인한 숏 커버링이, 리밸런싱일에는 주식을 대차해 준 ETF의 리콜 요청에 따른 숏 커버링이 나타난다"며 "실제 지난해 8월 SK텔레콤의 지수 반영 비율 하향 조정 발표일 주가는 6.5% 상승했고 리밸런싱일에는 2.2%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