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로 거래돼 변동성이 커지고 투기 수요를 불렀던 동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호가 단위가 변경된다. 호가 단위를 기존 5원에서 1원으로 조정하면서 호가 변경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ETF·ETN 호가가격단위 개선을 위한 업무규정시행세칙·상장규정시행세칙을 개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000원 미만은 1원, 2000원 이상~5000원 미만은 5원, 5000원 이상~2만원 미만은 10원 등 가격별로 호가를 다르게 적용하는 주식과 다르게 ETF·ETN은 가격과 무관하게 5원의 호가단위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2000원 미만으로 내려간 ETF·ETN은 체결 가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상품의 괴리율이 확대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일례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하락할 때 2배의 수익을 얻는 ETN은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이하 삼성 ETN)과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이하 KB ETN)가 있다.
두 상품은 투자 전략과 보수마저 같은 사실상 동일 상품이지만 등락률에서는 차이가 나타난다. 삼성 ETN은 100원대, KB ETN은 1만원대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만약 유가가 1% 하락했다면 이론적으로 두 상품은 2% 상승해야 한다.
KB ETN 가격이 1만원이라면 1만2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그러나 삼성 ETN은 102원이 돼야 하는데 호가 단위가 5원이므로 가격을 반영할 수 없다. 만약 한 호가가 오른다면 105원으로 단숨에 5%가 상승한다.
이처럼 동전주로 전락한 ETF·ETN은 추종하는 지수의 가격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가격 변동성이 확대돼 투기수요가 몰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거래소는 호가 단위를 기존 5원에서 1원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해당 규정 시행세칙에 대해 오는 12일까지 시장참여자 의견수렴 등을 거친다. 이후 시스템을 개발해 오는 12월 18일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