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증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금리 인하'라고 분석, 향후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아울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나오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상단을 기존 5.5%에서 5.0%로 0.5%포인트 낮췄다. 연준은 2022년 3월 기준금리 상단을 0.25%에서 0.5%로 인상한 뒤 지난해 7월까지 5.5%까지 끌어 올렸다. 올해 7월까지 이를 유지했으나 2년 6개월만에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선 셈이다.
증권가에선 연준의 금리인하가 선제적·보험적 성격의 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적이 많았기에 하락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으나 상승에 무게를 둔다"며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기지표들은 견조한 상황으로 이번 금리인하는 보험적 금리 인하로 보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선제 대응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이 8~9월 누적으로 7조6000억원어치 코스피 순매도에 나선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인 8조5000억원을 반도체 비중을 축소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연구원은 바이오주와 금융주를 반도체주 대체 업종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리인하의 수혜를 보고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주와 배당투자 매력이 증대하고 있는 금융주에 시장의 수급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행위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일본이 오는 20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한다면 수급 불안이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의 결정에 따라 변화될 미·일 금리차의 축소 폭은 글로벌 머니플로우의 엔화 선호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FOMC보다 BOJ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