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연초 비수기를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주택가격이 14주만에 상승했다. 서울 집값은 3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보다 경기·인천 집값이 거래가 뜸한 한겨울에 오른 것이 더욱 눈에 띈다.
◇ 서울도 3주 연속 올랐지만..재건축 '반짝'
26일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1월 넷째주(24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 0.03%, 신도시 0.02%, 수도권(경기·인천) 0.0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설 연휴를 앞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취득세 영구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호재 삼아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은 배경이 다르다.
지난 주 서울은 재건축 시세가 0.26% 상승했지만 이를 제외한 일반아파트는 보합을 나타냈다. 서울이 3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이끌고 있는 것이다.
구별로도 강남·서초·송파 등 재건축이 많은 강남 3구가 나란히 0.0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다만 아직은 매도호가만 올랐을 뿐 매수세는 붙지 않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 서울 전세난이 수도권 집값 밀어올려
반면 수도권은 다르다. 실입주 수요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어 14주만에 시세가 상승 전환했다. 수도권은 서울 전세난이 극심하던 지난해 10월18일 이후 줄곧 보합세를 보이다가 반등했다.
이는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에서 살 집을 구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74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직결된 것이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주에도 0.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은 중소형 위주로 올랐다. 지역별로 ▲광명(0.02%) ▲시흥(0.02%) ▲의정부(0.02%) ▲인천(0.01%) ▲고양(0.01%) ▲부천(0.01%) ▲안산(0.01%) ▲용인(0.01%)이 오름세를 탔다. 대부분 서울과 접해 있어 시내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곳이다.
신도시 중에서도 비교적 집값이 저렴했던 곳이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신도시 가운데 산본은 지난 주 0.06% 오르며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분당, 일산, 동탄이 각각 0.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설 이후에도 이 같은 서울의 전세난과 그에 따른 수도권 집갑 상승은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반대로 매매수요 전환이 전셋값 상승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