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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3㎡당 4.4억원' 베팅..강남中心 바꾼다

  • 2014.09.18(목) 14:02

한전부지 10.5조에 낙찰..부동산시장에 '초대형 호재'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낙찰받았다. 부지 면적이 7만9341㎡인 것을 감안하면 3.3㎡당 땅값은 4억3882만원. 매년 국내 최고가 땅으로 지목되는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올해 공시지가인 3.3㎡당 2억5455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충격적인 가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애초 현대차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세울 목적으로 사업추진 의지가 강했다고는 하지만 땅값을 딛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개발사업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반기 들어 꿈틀거리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엄청난 땅값이 현대차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강남의 투자성을 확실히 각인시킨 딜"이라고 평가했다.

 

◇ 용산국제업무지구 땅값도 뛰어 넘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컨소시엄으로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했다. 감정가는 3조3000억원이었지만 최종 입찰가격은 그 3배를 넘었다. 삼성그룹과의 가격경쟁에 따른 프리미엄까지 더해 시장에서 예상된 5조~6조 원선도 훌쩍 뛰어 넘은 베팅이었다.

 

지금은 좌초됐지만 총 사업비가 31조원으로 '단군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혔던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비교해도 어마어마한 땅값이다. 당시 철도기지창 부지 땅값은 8조원이었는데 이 부지는 면적이 한전부지의 5배에 가까운 35만6316㎡였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세중코리아의 김학권 사장은 "전국에서 가장 좋은 땅인 데다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알짜 부지로 꼽혔던 것이 현대차그룹이 거액을 투찰한 배경으로 보인다"며 "땅값을 감안하면 총 사업비는 2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땅값이 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있는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고, 개발 계획이 서울시가 구상한 청사진과도 부합하기 때문에 주주사들 간의 충돌로 사업이 무산된 용산국제지구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 사장은 "지금은 삼성그룹이 자리잡은 강남역 일대가 유동인구도 많고 땅값도 비싸지만, 이번 현대차의 투자 결정으로 삼성동 일대가 강남역 주변보다 더 핵심적인 입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강남의 중심 강남역→삼성동 일대로"

 

▲ 서울시 한전 부지 개발 개요

 

특히 서울시는 한전 부지를 중심에 두고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만든다는 종합발전계획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전 부지는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을 변경해 용적률이 최대 800%까지 허용된다. 대신 부지 40% 안팎은 공공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용적률을 감안하면 이 곳에는 길 건너 무역센터 건물을 능가하는 높이의 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 있다. 서울시는 이곳에 업무시설과 전시시설, 관광숙박시설 도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의 거액 베팅은 일단 삼성역 일대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대형 개발사업이 가시화됐다는 것만으로도 호재지만, 현대차 같은 대기업이 이만한 투자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주변 부동산의 가치는 충분히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뿐 아니라 강남권 일대, 나아가 국내 부동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강력한 부동산 투자의지를 내비친 만큼 토지나 상업용 부동산, 주택 등도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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