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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D-?]출구 없다…'울며 겨자먹기' 분양 나선다

  • 2019.09.18(수) 15:53

개포주공4단지 등 상한제 적용 불가피…분양 추진
원베일리 '1+1분양' 검토 등…"분양 안할 순 없는 상황"

"분양을 마냥 미룰 수 있나요? 지금도 금융 비용은 계속 나가고 있는데…."(강남구 A재건축 아파트 조합장)

"실제로 상한제 적용받아서 분양하는 단지가 생기면 참고해서 얼른 분양해야죠."(동대문구 B재개발 시공사 관계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불가피한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저마다의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철거·이주 단계로 분양을 목전에 둔 정비사업 단지들은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분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업 초기 단계인 단지들은 상한제 시행에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추가 분담금 규모가 큰 단지들은 '1+1 분양' 등 이익을 보전할 만한 전략을 검토하며 아직 분양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분양을 미뤄봤자 상한제를 피할만한 출구가 없어 결국엔 분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 상한제 피할길 없다…속속 분양일정 확정

18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일부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내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예고에도 분양 일정을 확정해 나가고 있다.

특히 관리처분 인가를 마치고 조합원 이주 및 철거 단계의 단지들이 본격적으로 분양을 준비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개포그랑자이)이다. 개포주공4단지는 정부가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강화 방안을 발표할 당시 이주가 거의 끝난 상태여서 상한제 도입 전 선분양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총 3375가구 중 274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이 단지는 상한제를 적용 받으면 세대당 수천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사업 일정상 10월 전으로 분양을 앞당길 수 없고, 그렇다고 분양을 미루기엔 금융 부담이 커서 오는 12월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장덕환 개포4단지 조합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언제 시행되는지 모르는데, 이미 이주도 다 했고 금융 비용도 계속 나가고 있어서 최대한 빨리 전진(분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를 시작해 12월엔 분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48가구 중 479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용두6구역 재개발 조합도 연말을 목표로 분양 계획을 잡았다. 다만 상한제 시행 등 추이를 지켜보고 분양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흑석3구역은 내년 상반기 중 분양을 예상하고 있다. 이곳은 총 1772가구 중 378가구가 일반분양한다. 일반분양 물량이 50가구로 상대적으로 상한제 타격이 적은 아현2구역도 내년에 분양하기로 했다.

이 밖에 정비사업 초기 단계의 단지들은 어차피 '장기전'을 예상, 상한제 도입 여부와 관계 없이 '갈 길 간다'는 모습이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은 이달 조합 설립을 위한 각종 준비 업무에 돌입하기로 했다. 목동재건축 아파트도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준비하며 꾸준히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이다. 신반포18차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째 공고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둔촌주공재건축아파트 철거 공사 현장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확대를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채신화 기자

◇ 10월 상한제 적용 보고 판단한다지만, 결국엔

분양가 상한제 관련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된 이후 움직이겠다는 단지들도 있다.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 조합 대부분은 "아직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나 지역 등이 확정되지 않아 애매한 상황"이라며 "10월에 최종안이 발표되고 이를 적용받아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 사례도 지켜보면서 전략을 짜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상한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론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의 '1+1 분양'이 눈에 띈다.

원베일리 조합은 조합원이 기본으로 배정되는 새 아파트 한 채 이외에 소형 평형 한 채를 추가로 분양받는 1+1 분양을 확대해 일반분양분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류지 물량도 1% 한도를 꽉 채울 것으로 보인다.

보류지 물량이란? 사업시행자인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착오와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가구 중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유보하는 물량으로, 전체 가구 수의 1%까지 남길 수 있다.

정비업계에서 주목하는 '매머드급' 단지들은 밖으로는 말을 아끼면서 내부적으로 전략 모색에 한창이다.

총 6642가구로 조성되는 개포주공1단지 조합 관계자는 "아직 석면조사 진행중이라 분양 일정은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단지는 상한제 적용 시 추가 분담금이 조합원당 1억원 이상 늘어나, 내부적으로 사업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건국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주목받는 둔촌주공1단지(총 1만2032가구) 조합도 "분양과 관련해서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조합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세대당 분담금이 1억원이 추가된다"며 "워낙 인원이 많아 의견을 모으기 어렵고 반발도 심해서 내부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는데, 이미 철거가 진행 중이라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엔 분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내달 정부의 상한제 시행 여부 등이 확정되고 나면 이주, 철거를 시작한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단계 정도는 사업 추진을 중단하거나 철회할 수 있지만 이주, 철거를 진행한 단지들은 불가능하다"며 "상한제가 적용되면 전반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분양을 코앞에 둔 단지들은 결국 분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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