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언제쯤 하나요?"
올해 분양시장 '대어'로 꼽히는 '재건축 3대장'의 일반분양 일정이 예정보다 미뤄지면서 청약대기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분양가 산정 등으로 사업 추진기간이 길어지자 조합 내분으로 번지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애초 올 상반기 분양이 예정됐던 곳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 등이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2990가구의 대단지인 데다 지하철 고속터미널역·신반포역이 도보권인 '입지 깡패' 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다. 일반분양 물량이 224가구에 불과하고 소형 평형(전용면적 49~74㎡) 뿐이지만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의 '로또 단지'라는 점에서 청약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원베일리 조합은 지난 2019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씨름을 하느라 분양을 미루다가 올해 초 3.3㎡(1평)당 5668만원의 '강남 최고 분양가'를 책정받으며 사업 추진 동력이 생겼다.
그러나 조합원들 사이에서 동호수 배정, 창호, 평면 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조합 내분이 생겼고 걸국 올해 1분기 일반분양이 물건너갔다. 지난 2월엔 일부 조합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조합원 분양계약체결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3월10일 해당 가처분에 대해 '기각' 판결을 하면서 다시 속도가 붙었다.
조합은 계획대로 지난달 조합원 대상 분양계약을 마쳤고 4월 하순 일반분양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래미안원베일리 '가처분 기각'에 예정대로 4월 분양(3월10일)
하지만 이번에도 순탄하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원베일리 조합은 오는 8일 대의원회를 열고 조합원들이 요구한 평면설계 변경안이 담긴 사업시행변경계획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만약 대의원회와 내달 예정된 조합 총회에서도 가결되면 최소 4개월(변경인허가 등)의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조합은 내달 일반분양을 추진한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사업시행변경에 따라 사업이 지체되면 분양 일정도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래미안원펜타스의 일반분양 일정은 올 하반기 예정돼 있다.
래미안원펜타스는 원베일리 인근에 위치한 데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비슷해 원베일리의 분양 추이를 본후 일반분양 일정을 잡을 계획이었다. 이에 올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지만 원베일리의 분양이 미뤄지면서 자연스레 분양 일정이 하반기로 밀렸다.
이 단지는 최고 35층, 6개 동, 641가구로 조성돼 원베일리보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일반분양 물량은 263가구로 더 많다. 분양 면적도 59~191㎡로 다양하고 그중 인기 타입인 84㎡가 216가구나 공급돼 청약 대기 수요가 많다.
원베일리의 분양가를 감안하면 래미안원펜타스의 분양가도 평당 5000만원 중반대로 예상돼 마찬가지로 '로또 청약'이 될 전망이다.
강동구에선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인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의 분양이 또다시 안갯속이다.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 규모에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HUG와의 분양가 씨름으로 분양을 미루다가 조합 내분이 커지면서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집잇슈]둔촌주공, 구조합과 완전 결별..."분양은 내년 하반기"?(2020년11월24일)
현재 직무대행 체제인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4일 조합장과 임원 등 새 집행부를 선출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올 하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전 조합의 집행부였던 일부 조합원들이 신청한 '총회개최 금지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총회가 무산됐다. 조합은 다음주 중 총회 계획을 다시 세운다는 방침이지만 신규 집행부 구성에 제동이 걸리면서 추후 분양 일정이 더 밀리게 생겼다.